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남은 3경기서 투수들이 분발해야 한다.”
롯데가 마운드 불안에 시름시름 앓고 있다. 29일 사직 넥센전서도 패배하며 시범경기 최하위에 머물렀다. 시범경기서 연일 신바람을 내고 있는 넥센은 이날도 공격력이 폭발했고, 롯데 마운드는 넥센 화력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번 시범경기서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4.64로 6위다. 근본적인 마운드 불안이 시범경기 4년 연속 우승 꿈을 사실상 빼앗아갔다.
29일 사직 넥센전서 양승호 감독은 선발 김수완이 4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물러난 뒤 진명호(0⅓이닝 1실점) 강영식(2사사구 무실점) 이경우(1½이닝 무실점) 김성호(1이닝 1실점) 박동욱(0⅔이닝 1실점) 이명우(⅓이닝 무실점) 김성배(1이닝 1실점)를 줄줄이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누구 하나 양 감독의 만족감을 이끌어낸 투수는 없었다. 양 감독이 의도적으로 빠른 교체를 지시한 경향은 있었지만, 대부분 투수가 공격적인 투구를 하지는 못했다. 양 감독은 경기 후“투수들이 투 스트라이크 이후의 승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남은 3경기서 분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체적으로 나쁜 기록은 아니었지만, 롯데 투수들은 이번 시범경기 들어 대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사실, 현재 롯데 마운드를 살펴보면 딱히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과거엔 손민한이 이런 역할을 수행했지만, 이젠 없는 선수다. 올 시즌에는 우완 에이스 송승준이 2경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 정도다.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라이언 사도스키와 쉐인 유먼은 지난 27~28일 대구 삼성전서 나란히 부진하면서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7.27과 5.00으로 치솟았다. 29일 선발 등판한 김수완도 평균자책점이 6.43이고, 30일 사직 넥센전서 선발 등판할 예정인 고원준도 2경기서 6.30으로 좋지 못하다.
롯데는 이미 FA 듀오 이승호와 정대현이 부진과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승호는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카드이고, 선발진의 키가 송승준이라면 불펜진의 키가 정대현이지만, 정대현은 수술대에 올랐다. 롯데로썬 임경완이 빠져나간 불펜 공백마저 커보일 정도다. 군입대한 장원준의 공백은 말할 것도 없다. 마운드의 힘이 지난해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약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양 감독은 29일 경기를 앞두고 유먼을 두고 “사도스키의 영향을 받았는지 몰라도 한국 야구 연구를 많이 하더라. 특정 볼 카운트에서 직구만 고집하다가도 돌아서서는 변화구만 던지더라. 경기 후에는 그걸 또 메모하더라”고 말했다. 지금 롯데 마운드에는 유먼처럼 연구하는 자세와 함께 누군가가 마운드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게 절실하다. 양 감독은 “시범경기는 이 선수, 저 선수를 계속 돌려가면서 기용할 생각이다.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감독이 주도하는 선수단 경쟁 속 마운드 키맨이 나타날 수 있을까. 롯데의 올 시즌 성패가 달린 일일지도 모른다.
[송승준. 사진= 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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