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5월 5일 어린이날은 프로야구에 있어 개막전 못지않은 대목이다. 올해는 토요일과 겹쳐 어린이날을 중심으로 3연전이 편성되게 됐다. 이 3연전을 홈에서 치르는 팀은 ‘관중 풍년’으로 기뻐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들은 포스트시즌에 버금가는 중요한 이날 경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많은 팬들, 특히 미래의 야구팬인 어린이들 앞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은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어린이날에는 의외의 실수로 승부가 갈리는 경기도 많았다.
또한 야구 시즌은 언제나 어린이날 즈음이면 1달을 넘기고 각 팀이 20경기 가량을 치른 상태가 된다. 서로의 전력을 어느 정도 파악했고, 상위팀과 하위팀의 윤곽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다.
이로 인해 감독들도 어린이날, 혹은 5월을 하나의 기준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LG 김기태 감독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잠실에서 한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5월에 떨어지지 않으면 우리(LG)도 6월 이후에 괜찮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즈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와 봉중근의 본격적 활약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5월에 LG가 떨어질지, 그렇지 않을지를 결정할 중요한 경기가 바로 4일부터 열리는 두산과의 잠실 3연전이다. 아직 LG의 선발 로테이션은 5인 선발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상태에서 5할 승률 유지 여부가 6월 이후 4강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리즈가 로테이션에 안착하기 전까지 5할을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 LG의 임무다.
LG는 19경기를 치른 현재 10승 9패로 5할 승률을 살짝 웃돌고 있다. 이번 3연전에서 잠실 라이벌 두산에게 스윕을 당하지만 않는다면 5할은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라이벌전의 성격과 더불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LG도 2승 1패 혹은 그 이상을 노릴 것이 분명하다.
LG는 두산과 벌이는 3연전에 팀 내 최고의 선발 카드들을 배치했다. 첫 경기에는 이번 시즌 전 경기에서 무실점 혹은 퀄리티 스타트(QS)를 기록한 이승우가 나서고, 지난 등판에서 시즌 첫 QS로 감을 잡은 임찬규가 어린이날 선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경기 선발은 에이스 주키치가 유력하다. 어린이날 3연전의 중요성을 새삼 알 수 있게 하는 로테이션 흐름이다.
양 팀 중 한 팀이 시리즈를 스윕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다고 가정하면, 이번 시리즈가 끝난 뒤 LG는 12승 10패 혹은 11승 11패가 될 확률이 높다. 1승과 1패 차이지만, 이 차이가 남은 시즌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남은 5월 경기에서 좀 더 여유 있게 경기를 꾸려나가느냐, 힘겹게 끌고 가느냐가 어린이날 3연전을 통해 결정된다. 그리고 5월의 기세는 시즌 끝까지 팀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LG와 두산 모두 어린이들 앞에서 평소보다 더 비장해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어린이날 3연전 첫 경기에서 두산 김선우와 맞붙을 이승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