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과연 오리온스와 모비스는 어떻게 바뀔까.
3일 프로농구 귀화혼혈선수 FA 시장이 마감됐다. 전태풍은 소문대로 고양 오리온스에 입성했고, 문태영은 울산 모비스로 향했다. 반면 이승준은 원주 동부와 서울 SK가 동시에 영입의향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오는 7일 KBL에서 추첨을 실시해 최종 행선지를 결정한다. 어쨌든 간을 졸이고 있는 동부와 SK에 비해 오리온스와 모비스는 확실한 승자가 됐다.
▲ 오매불망 전태풍 사랑, 오리온스 태풍의 핵?
오리온스는 지난 2011-2012시즌 포인트가드가 없어 고생했다. 박유민, 김영수에 이어 조효현을 주전으로 사용하며 시즌을 8위로 마쳤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심지어 용병 크리스 윌리엄스를 주전 포인트가드로 사용하며 가뜩이나 정통 센터가 없는 골밑 약점만 더욱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시즌 중반 김동욱 영입 후 포워드 중심의 농구로 승승장구하며 6강 대역전극을 노렸지만, 오리온스는 이미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전태풍을 잡을 계산을 하고 있었다. 특히 올스타브레이크 직후 치러진 모비스와의 홈 2연전서 연이어 패배한 것이 컸다. 모비스에는 국가대표 가드 양동근이 버티고 있고, 오리온스는 그런 모비스에 지난 시즌 6전 전패했다.
결국 오리온스는 6강 진출의 키를 가드 강화라고 생각했다. 전태풍도 엄밀히 말하면 슈팅가드에 가까운 타입이지만, 지난 3년간 KCC에서 뛰며 한국 농구에 대한 이해도를 100%에 가깝게 끌어올렸다. 터무니 없이 자신의 공격만을 시도하던 모습은 사라졌다. 또한, 개인기가 화려하고 트렌지션 게임에도 능해 지난 시즌 빠른 농구를 구사했던 오리온스와의 궁합이 찰떡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확실한 가드만 있으면 더 이상 6강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들은 오리온스다. 당장 전태풍 한명이 들어온다고 해서 오리온스가 우승 후보에 근접했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 FA로 풀리는 김동욱, 이동준의 거취에 따라 전력이 달라질 수 있고, 두 사람이 모두 남아도 실제 호흡을 맞춰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전태풍을 영입하면서 10개 구단 중 최적의 체육관 시설을 자랑하는 고양체육관이 더욱 들썩이게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오리온스가 전태풍을 영입하면서 말 그대로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 고심 끝 문태영 영입, 모비스 우승 도전?
지난 시즌 막판 함지훈이 돌아오면서 모비스는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동부와 KGC도 양동근과 함지훈의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와 기존 선수들의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부담스러워했다. 비록 모비스는 동부에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서 1승 뒤 3연패로 물러났으나 충분히 차기 시즌의 희망을 밝혔다. 시즌 중반에는 테런스 레더 원맨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박구영, 김동우, 박종천 등 외곽 슈터들의 득점 가담도 늘었다는 게 최대 수확이다.
이런 가운데 모비스가 확실한 득점원인 문태영을 영입했다. 이승준과 문태영을 고심하다가 문태영을 영입한 건 결국 이승준을 영입할 경우 함지훈과의 동선이 겹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승준은 삼성 초창기 시절 동료였던 레더와 동선이 겹쳐 불화를 일으킨 바있다. 이러한 현상이 모비스에서도 반복될 경우 끈끈한 조직력을 최대 모토로 삼는 모비스에 좋을 게 없다. 반면 문태영은 탁월한 개인기로 수비진을 헤집을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터프한 국내 공격수가 없는 팀 사정상 마침맞은 선택이다.
여기에 모비스는 차기 시즌 명지대 출신 특급 가드 김시래가 합류한다. 유재학 감독은 김시래를 어떻게든 양동근과 함께 주전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문태영과 함지훈이 함께하며, 그간 양동근 외에 국내 선수층이 얇다는 오명을 단숨에 씻을 수 있게 됐다. 이들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선수구성과 포지션별 분배만 본다면 모비스는 차기 시즌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지난 시즌 레더같이 용병만 제대로 뽑는다면 말이다.
과연 오리온스와 모비스의 차기시즌 행보는 어떠할까. 디펜딩챔피언 KGC와 전통의 강호 동부, KT 등과 함께 재미있는 승부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리온스와 모비스로 가는 전태풍(위)과 문태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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