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같지만, 의미는 다르다.
삼성이 8일 부산 롯데전서 승리하며 2년 연속 40승 고지에 선착했다. 삼성은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지만 6월 중순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최근 15경기서 11승 1무 3패로 초상승세를 타고 있다. 5월말 간신히 5할을 회복한 삼성은 6월 중순까지 보합세였으나 이후 파죽지세로 7월 1일 올 시즌 처음으로 선두에 올랐고, 8일 40승에 선착했다.
▲ 드라마틱한 40승 선착이 특별한 이유
삼성은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부터 치고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4월과 5월을 주름잡은 팀은 SK였다. 그러나 SK가 꾸준히 내리막을 탔고 5~6월 KIA의 반짝 상승세 속에서도 결국 꾸준하게 승수를 쌓은 삼성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삼성은 지난해 6월 28일 69경기만에 40승에 선착했다. 올해는 73경기만에 40승에 선착했다.
삼성에 더 기분 좋은 건, 지난해 40승을 선착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삼성은 2005년에도 6월 16일 60경기만에 40승에 선착했고, 2006년에도 7월 6일 65경기만에 40승에 선착했다. 그해 모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우승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3번 통합 우승 때 모두 40승 선착을 놓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올해도 어려움을 뚫고 40승에 선착했다.
역사적으로도 40승 선착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이 높았다. 지난해까지 30시즌 동안 40승 선착팀은 15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50%의 확률. 그러나 2005년과 2006년, 2011년 삼성을 비롯해 2007년과 2008년, 2010년 SK는 모두 40승을 선착한 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우승했다. 최근 7년 사이 2009년 SK(KIA 우승)를 제외하곤 이 공식은 맞아떨어졌다.
▲ 선수층 두꺼운 저력 나온다
삼성은 올 시즌 초반만큼 고전한 적이 없다. 지금도 최형우는 완전히 살아나지 못했고 차우찬과 배영섭은 조금씩 회복세에 들어섰다. 우승의 5대 조건 중 3가지에 해당하는 톱타자, 4번타자, 에이스의 동반 부진에도 기어코 삼성은 저력을 발휘하며 40승에 선착했다. 지난해에도 40승을 선착했지만 투타 주요 선수가 이 정도로 부진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보다 올해 40승 선착의 의미가 더욱 크다. 주요 선수 없이도 40승에 선착해 근소하게 1위를 달리는 건 그만큼 삼성의 선수층이 두껍다는 방증이다. 삼성은 지금도 윤성환과 강봉규 없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조금씩 힘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는 몇몇 팀들은 결국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다는 약점이 있다. 시즌이 중반에 들어섰고, 장마와 무더위가 반복되며 체력 유지와 부상 선수 관리가 화두가 된 이상, 향후 삼성의 강점이 발휘될 가능성이 크다.
▲ 디펜딩 챔프 저력 이제부터 필요
하지만 삼성이 과거를 이유로 안심할 수는 없다. 아마도 2012년 삼성은 최근 5년간 40승에 선착한 선두팀 중 가장 살얼음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지난해 6월 29일 당시 KIA에 0.5경기 차로 앞섰지만 4위 LG에 4경기, 5위 두산에는 9.5경기 앞섰다. 그러나 올해는 0.5경기 차로 뒤쫓는 2위 롯데는 말할 것도 없고, 공동 5위 KIA와 SK에 고작 4.5경기 앞서 있다. 최근 조금씩 상위권과 중위권 간극이 벌어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올 시즌 순위표는 촘촘하다.
또한 삼성은 올 시즌 73경기만에 40승을 선착했다. 2007년~2010년 SK는 70, 58, 69, 59경기만에 각각 40승에 올랐다. 그만큼 2012년 삼성의 승수 쌓기는 예년 선두 팀보단 더디고, 다른 팀들의 승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전력 평준화로 만만한 팀이 없고 앞으로 시즌 초반 같은 슬럼프가 또 다시 찾아온다면 지금보다 더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삼성이 40승 선착을 계기로 더욱 고삐를 늦추지 않고 달려가야 하는 이유다.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은 이제부터 진짜 필요하다.
[삼성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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