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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세대교체는 성공했다.
한국 여자핸드볼이 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핸드볼 여자 동메달 결정전서 2차 연장 접전 끝 스페인에 29-31로 분패했다. 한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20년만의 패권탈환에는 실패했지만, 올림픽 8회 연속 4강 진출에는 성공했다. 동메달 결정전서도 후반전 내내 뒤지던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간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여자핸드볼대표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4년전이나 8년전처럼 더 이상 ‘아줌마 부대’가 아니다. 4년 전 막내였던 김온아는 이번 대회 첫 경기서 다리 부상을 입은 뒤 더 이상 출전하지 못했지만, 한국의 중심으로 올라섰고, 유은희, 조효비, 권한나, 주희 등도 소금 같은 활약을 펼치며 한국 핸드볼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 여자핸드볼의 역사를 써내려간 선배들이 가진 기술을 습득했다. 한국의 최대 장점은 기민한 스텝과 스피드다. 지그재그 스텝, 호핑 점프, 페인팅 기술 등은 유럽 강호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거나 오히려 앞선다. 공수전환과 미들 속공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젊어진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기술은 여전히 세계 정상급이다. 비록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세계정상급 국가들의 전력은 어차피 종이 한장 차이다.
젊은피들은 언니들이 보여준 부상 투혼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다치고 아픈 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지만,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 승리를 위해 뛰는 열정 하나만큼은 이미 차고 넘쳤다. 대부분 선수들은 대부분 잔부상을 안고도 내색 없이 뛰었다. 모두 태극마크가 주는 의미와 책임감을 아는 자랑스러운 여자 핸드볼의 별들이었다.
올림픽은 끝났다. 늘 그랬듯 경기를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기본적인 체격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탓에 노련미 부족으로 인한 박빙 승부에서의 경기 운영 능력 미흡 등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이 품은 가능성과 희망에 비하면 결코 큰 부분은 아니다. 한국은 언제든 세계정상에 우뚝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런던에서 널리 알렸다.
이제 한국은 내년 세계선수권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한다. 이번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우선희, 문경하, 김차연, 최임정 등 30대 선수들은 런던올림픽이 국가대표 커리어의 마지막일 수도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주축으로 떠오른 젊은 선수들이 런던에서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국 여자핸드볼의 중흥을 짊어지고 나갈 것이다. 그녀들에게 런던은 인천과 리우데자네이루의 희망을 위한 숨 고르기였다. 런던올림픽 4위, 그래도 한국 여자핸드볼의 미래는 밝다.
[여자핸드볼 대표팀. 사진 = 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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