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전 다승왕 발판을 마련했다. MVP와 골든글러브도 불가능하지 않다.
넥센 브랜든 나이트가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서 8⅓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13승(3패)째를 따냈다. 이로써 다승 공동 2위그룹에서 튀어나와 단독 2위가 됐고, 장원삼(삼성)에게 단 1승차로 다가섰다. 산술적으로 나이트의 역전 다승왕은 충분하다. 나이트가 다승왕에 오를 경우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5년만의 용병 MVP 등극과 함께 2009년 아퀼리노 로페즈 이후 3년만의 용병 골든글러브 수상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 무릎이 나이트를 살렸다
2009년 삼성에 대체용병으로 영입된 나이트는 2010년에 삼성에서 방출 당했다. 경기 중 무릎부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결국 수술을 했고, 이듬해 넥센에 입단했다. 지난해 7승 15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썩 뛰어나지 않았지만, 김시진 감독은 “무릎만 괜찮다면 최고투수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과감하게 재계약 결정을 내렸다. 실제 나이트는 2011시즌 후 완벽하게 무릎 재활에 성공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때 딱 보니까 올해는 될 것 같았다.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왔고, 구위가 좋았다”고 회상했다.
역시 투수 전문가 김 감독의 안목은 탁월했다. 김 감독은 “예전엔 오른쪽 무릎이 아파서 왼쪽 무릎으로 중심이동이 잘 안됐다. 하지만, 이젠 태이크백 때 오른쪽 무릎에 힘을 준 뒤 왼쪽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오른손 투수인 나이트가 팔을 뒤로 넘겨 테이크백을 할 때 오른쪽 무릎에 강력하게 힘을 준 뒤 그 힘이 왼쪽 다리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까지 완벽하게 힘이 실리는 것이다. 올 시즌 나이트의 타자 무릎 근처로 형성되는 직구가 돌덩이인 이유다. 홈 플레이트에서 오른손타자 몸쪽으로 살짝 떨어지는 싱커와 슬라이더의 위력도 그래서 배가된다.
나이트는 올 시즌 13승 3패 평균자책점 2.28을 찍고 있다. 다승 2위, 평균자책점 1위이고 승률이 무려 0.813이다. 173.2이닝, 경기당 7이닝 가깝게 소화하며 이닝소화 1위이고, WHIP 1.12로 3위, 피안타율 0.237로 4위, 퀄리티스타트는 22회로 1위다. 그 중 7이닝 2자책점 이하 특급피칭이 무려 12차례였다. 올 시즌 최고 용병을 넘어서서 최고 투수로 손색이 없다. 김 감독은 “승률 7할5푼을 넘겨줘야 에이스다”라고 했는데, 나이트가 딱 그렇다.
▲ 역전 다승왕 때 MVP-GG 가능성도 높아진다
역대 MVP는 30차례 선정됐다. 그 중 12차례에 걸쳐 9명이 투수였다. 1982년 박철순을 시작으로 1984년 최동원, 1986년, 1989년, 1990년 선동열, 1996년 구대성, 2004년 배영수(삼성), 2005년 손민한, 2006년 류현진(한화), 2007년 리오스, 2008년 김광현(SK), 2011년 윤석민(KIA)이 선정됐다. 이 들은 모두 해당 시즌 다승왕이었고 1982년 박철순을 제외하고 전원 골든글러브에도 선정됐다. 물론 평균자책점 등 다른 항목도 두루두루 성적이 좋았지만, 여전히 투수를 평가하는 중요 지표 중 하나가 승리라는 걸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다승왕에 오르고도 MVP와 골든글러브에 실패한 투수들도 있었지만, 기록은 다승왕이 MVP와 골든글러브의 필요충분조건임을 알게 해준다.
다만, 역대 용병이 MVP, 골든글러브 2회에 머물렀다. 용병투수 MVP로는 2007년 리오스, 용병투수 골든글러브로는 2007년 리오스, 2009년 로페즈였다. 나이트는 지금도 유력한 MVP-골든글러브 후보이지만, 다승왕에 성공할 경우 그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일단 31일 대구 삼성전 승리로 역전 다승왕 발판을 마련했다. 2012년은 투구내용, 기록 모두 나이트의 해다.
[나이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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