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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수습기자]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아름다웠다.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이하 '아그대' 극본 이영철 연출 전기상)가 4일 밤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방영 내내 평균 시청률이 5.0%(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를 밑돌던 이 드라마는 제목과 달리 아름다운 끝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작품 속 배우들만큼은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초반 '아그대'는 아이돌 출신을 비롯해 경험과 연륜이 부족한 어린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돼 비주얼만을 앞세운 작품이 아니냐는 우려를 받았다.
하지만 첫 회가 방송된 후 '연기력 논란'은 자취를 감췄다. 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는 만큼 어린 배우들이 제 나이 또래의 감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내용상 관록 있는 중견 배우들의 등장은 거의 전무했지만 그 자리는 10대 배우들의 풋풋한 모습으로 채워질 수 있었다.
우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설리였다. 설리는 '아그대'가 첫 주연 작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긴 머리를 자르고 남자 옷을 입으며 여성성을 포기한 대신 '연기돌'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이다. 사실 설리는 걸그룹 f(x)로 데뷔 전부터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 아역으로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갈고 닦아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설리는 아역을 넘어 주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함께 주연을 맡은 민호 역시 전작인 SBS 시트콤 '도룡뇽 도사와 그림자 조작단'과 비교해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을 보여줬다. 물론 여전히 섬세한 감정 표현에는 미숙했지만 고등학생이자 운동선수라는 점에서 민호와 비슷한 강태준 캐릭터는 민호에게 제 옷을 입은 듯 어울렸다. 덕분에 민호는 극의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무난한 연기를 펼쳤다.
이현우와 김지원도 제 몫을 해냈다. 이현우는 극중 차은결의 오글거리는 대사와 행동들을 특유의 귀여움으로 승화시켰다. 덕분에 자칫 가볍게만 보일 수 있던 차은결 캐릭터는 이현우를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고, 은결과 재희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까지 양산해냈다.
김지원 역시 밉상으로 남을 수 있었던 설한나 캐릭터를 잘 살려냈다. 강태준 밖에 모르는 안하무인 설한나는 김지원을 만나 연민이 느껴지는 인물로 변신했다. 김지원 또한 그간 다수의 작품에서 착한 역할을 맡아왔던 것과 달리 '아그대'를 통해 귀여운 악녀로 변신하며 연기자로서 또 다른 가능성을 드러냈다.
[배우들의 열연이 빛난 '아그대'.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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