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SK의 가을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2개의 홈런이다.
김강민(SK)은 지난 29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6회말 쐐기 3점포를 터뜨렸다. 8-7로 간신히 역전에 성공한 뒤 곧바로 삼성의 추격을 저지한 한 방이었다. 박재상(SK)은 30일 4차전에서 4회말 결승 솔로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2연패 위기를 벗어나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흥미로운 점은 홈런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는 것이다. 김강민은 올시즌 123경기 동안 5개, 박재상은 100경기 동안 4개의 홈런이 전부였다.
득점으로 직결됨과 동시에 단번에 분위기를 뒤집는 홈런의 가치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역할은 팀을 막론하고 주로 중심 타선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SK는 가을만 되면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홈런이 터진다. SK의 '가을 DNA'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4차전 SK의 선발 라인업을 기준으로 포스트시즌에서 홈런 경험이 없는 타자는 우익수로 출전한 임훈이 유일했다. 1차전 임훈의 자리에 있던 '가을 동화' 조동화도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포함 정근우 2개, 박재상 5개, 최정 7개, 이호준 8개, 박정권 9개, 김강민 1개, 조인성 2개(정상호 4개), 박진만 4개가 SK 타자들의 포스트시즌 홈런 기록이다.
이중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은 2010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쐐기 투런포로 삼성의 기선을 제압하며 시리즈 싹쓸이 우승의 선봉장이 됐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하며 맹활약하고 있는 정근우는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역전 투런포로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어냈다.
거기에 김강민은 이번 3차전에서 포스트시즌 47경기 만에 터진 첫 홈런으로 2연패에 몰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4차전에서는 박재상과 최정이 연속타자 홈런을 때려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김강민과 박재상은 자신의 홈런에 대해 "노린 것이 아니다. 팀배팅에 집중하다보니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SK의 진정한 '가을 DNA'는 눈에 보이는 홈런이 아닌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이런 마음가짐이 아닐까.
[김강민-박재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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