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류현진이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직행에 성공했다. 계약 조건은 6년간 최대 4200만 달러(약 454억원). 약 2573만 달러의 포스팅 응찰액까지 포함하면 6773만 달러 규모다. 옵션인 600만 달러(매년 일정 이닝 이상을 던질 경우 100만 달러 보너스)를 제외하더라도 역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선수 중 다르빗슈 유, 마쓰자카 다이스케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이는 류현진 개인의 가치와 함께 한국프로야구의 위상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류현진의 다저스 입단은 개인적인 성과 외에도 국내프로야구에 새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전까지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는 단 1명도 없었다.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이상훈과 구대성이 있지만 모두 일본에서 기량을 검증받은 뒤에야 갈 수 있었다.
그동안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던 선수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1998년 이상훈은 60만 달러, 2002년 진필중은 2만5000 달러, 2002년 임창용은 65만 달러로 기대 이하의 응찰액을 제시받고 고개를 돌려야 했다. 2009년 최향남은 101달러의 응찰액을 적어 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다.
국내 프로 구단들과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제다. 류현진의 소속구단이었던 한화는 포스팅 응찰액으로 약 280억원의 거액을 손에 쥐게 됐다. 이는 구단 1년 운영비에 맘먹는 금액이다. 팀의 스타 선수가 한 명 떠났지만 선수 영입 외에도 인프라 개선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단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여지가 더욱 많아진다.
프로를 거치지 않고 아마추어에서 곧바로 미국 무대를 노리는 젊은 유망주들의 인식 또한 달라질 것이다.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가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류현진의 경우는 이제 국내무대를 통해서도 충분히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근거가 됐다. 이는 뛰어난 유망주들의 성급한 해외 진출을 막고, 한국 프로야구의 질적·양적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류현진의 성공적인 사례는 한국프로야구의 새 역사가 됐다. 자타공인 국내 최고 수준의 투수였던 류현진의 활약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한국프로야구를 바라보는 기준이 될 것이다. 다저스와의 입단 협상은 마무리됐지만 그의 도전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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