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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고수는 부드러운 이미지지만 그 안에 남성다운 매력을 두루 갖춘 배우다. 여기에 강인한 캐릭터를 연기했음에도 바른생활 사나이 같은 느낌도 준다.
이런 그가 영화 '반창꼬'(감독 정기훈)에서 귀여운 허당 매력을 발산한다. 사별한 전 부인 때문에 까칠하게 변해버린 강일 캐릭터를 맡았지만 까칠 속에서도 귀여운 매력을 선보이는 것.
특히 사별한 전 부인과 추억이 담긴 의자를 붙잡은 채 술주정을 하는 모습은 의외의 웃음을 안긴다. 깊은 아픔을 지니고 있는 강일의 슬픔이 느껴지지만, 배우 고수의 생각지도 못했던 술주정이란 점에서 웃음을 유발하기 때문.
고수는 "그게 웃겠어요? 난 슬펐는데. 난 표현하는 입장이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재밌다. 연기하는 입장에선 웃기려고 하면 안 된다. 실제 그 때 울기도 했다. 강일이만의 추억이 있는 물건이니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너무 슬프다. 블랙 코미디적인 게 있다"고 덧붙였다.
술주정신 한 컷만으로도 사별한 아픔을 절절하게 표현해 낸 고수는 '반창꼬' 촬영에 임하며 배우를 넘어 사람 고수로서의 책임감도 강하게 느꼈다. 연기의 완급조절이 되지 못하면 사랑했던 사람들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에게 감동과 웃음 대신 아픔을 안길 수도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어떻게 보면 설정이 좀 무거운 편이다. 촬영 10회차가 지나서 현장 편집본을 봤다. 영상으로 보니 글로 볼 때보다 '사별로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남자한테 새로운 사람이 다가오는데 그렇게 아프게 누구를 먼저 보냈는데, 과연 새로운 사랑에 문을 열 수 있을까' 이런 상황 자체가 너무 크게 다가왔다"며 "최대한 감정을 잘 표현해야 관객분들이 몰입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누군가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가 강일을 연기하면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거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반창꼬'는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멜로 영화로 탄생됐다. 고수는 최대한 카메라 앞에서 꾸미지 않으려 노력했고, 아픈 사랑을 뒤로 하고 새로운 사랑에 서서히 마음을 여는 순정남 강일의 모습을 연기하며 여심을 흔들었다.
그는 "느낌이 좋다"며 "요즘 같은 날 보기에 좋은 영화, 편안하게 보기에 좋은 영화인 것 같다. 나도 그렇게 봤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배우 고수의 가슴 절절하고 유쾌한 멜로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반창꼬'는 가슴 속 상처를 안고 있는 까칠한 소방관 강일과 그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의사 미수(한효주)가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위로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오는 19일 개봉.
[배우 고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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