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진검승부다.
프로농구가 프로-아마 최강전을 마치고 9일 재개됐다. 사실상 11일부터 본격적인 순위다툼이 시작된다. 선두 SK와 모비스는 연승을 달리며 완벽한 양강을 구축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던 전자랜드와 KGC인삼공사는 시즌 초반보단 힘이 떨어졌지만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니다. 특히 전자랜드는 최강전 준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최근엔 삼성의 선전이 눈에 띈다. 어느덧 5할을 넘어 공동 4위로 진입했다.
KT, LG, 오리온스는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동 6위권을 형성했다. 반등의 계기만 잡는다면 상위권 팀들을 잡아낼 힘은 충분하다. 하위권을 형성한 동부와 KCC는 일반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데다 세부적인 약점이 많다. 치고 올라가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선두와 최하위의 격차는 불과 11게임이지만, 확실한 상중하 그룹을 형성한 상황이다.
▲ 최강전 휴식효과 있나
올 시즌 프로농구 최대 변수는 2라운드 막판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이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프로팀엔 부담이었다. 표면적으론 여론을 의식해서 주전들을 가동했다. 하지만 감독들은 주전들의 체력을 최대한 안배했다. 중반으로 치닫는 정규시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각 팀 주전들은 의외로 경기감각도 유지하면서 적절한 휴식을 취했다.
조금씩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KGC는 1회전서, SK는 두번째 경기서 나란히 탈락했는데 당시 주전을 빼고 경기를 치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강전서 푹 쉰 SK 김선형과 최부경은 9일 오리온스전서 펄펄 날았다. 반면 KGC는 대체로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삼성의 상승세에 무릎을 꿇었다. 1회전서 탈락하며 비교적 체력 비축을 효과적으로 한 LG도 모비스에 패배했다.
이번주 10개 구단의 희비를 살펴보면 최강전 휴식효과의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결국 결승전까지 총력전을 펼쳤던 전자랜드 정도를 제외하면 객관적인 전력이 강했던 팀도, 다소 약했던 팀도 똑같이 체력 안배를 했기 때문에 갑자기 순위 판도가 흔들릴 것 같지는 않다. 이 기간에 정규시즌을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를 한 팀이 반전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중위권의 LG와 하위권의 동부는 최강전서 괜찮은 경기내용을 선보였다. 급격하진 않아도 완만한 상승세를 탈 수는 있다.
▲ 수비자 3초룰 적응은 완료, 새 용병들 적응은 변수
올 시즌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온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수비자 3초룰 폐지다. 적응에 힘겨워한 팀도 있었고, 의외로 쉽게 적응을 한 팀도 있었다. 평소 세밀한 전술과 조직력이 주무기인 모비스나 KT가 공수 움직임에서 적응을 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KT는 삼성과의 용병 트레이드로 분위기를 바꿨다. 모비스는 함지훈이 3초룰 폐지에 점점 적응하며 공격에서의 볼 흐름이 원활해졌다.
수비자 3초룰의 가장 큰 수혜를 본 팀은 아무래도 선두 SK로 봐야 할 것 같다. SK는 전통적으로 수비보단 공격에 방점이 찍힌 팀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리바운드와 수비 지표가 튼실해졌다. SK는 과거 수비 전술의 세밀함이 떨어졌었다. 하지만 오히려 수비자 3초룰 폐지로 골밑에서 힘이 좋은 최부경과 박상오가 묵묵히 잘 버텨주고 있다. 변형 3-2 지역방어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10개 구단이 대부분 수비자 3초룰에 슬슬 적응해가고 있다. 때문에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수비자 3초룰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공격 전술 혹은 패턴은 활용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감독들의 두뇌싸움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수비자 3초룰 적응에 따른 공수 패턴 변화가 필요하다. 팀간 두 차례 맞붙었기 때문에 기존의 패턴은 적응을 했다고 봐야 한다. 미묘한 움직임, 매치업 변화에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순위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새롭게 가세했거나 가세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여부가 중대한 변수다. 동부는 줄리안 센슬리가 무릎 부상을 털고 돌아올 예정이다. 최강전서 모비스를 잡았던 동부는 이승준이 팀 조직력에 적응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센슬리가 외곽에서 득점에 가세해준다면 대반격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삼성과 KT도 유니폼을 바꿔 입은 대리언 타운스와 브라이언 데이비스의 팀 적응이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은 화려한 개인기를 갖춘 오타디 블랭슨의 행보도 중요하다. 타운스와 블랭슨은 9일 KGC전서 29점을 합작했다. 선두 모비스는 커티스 위더스의 위력이 점점 빛을 발하고 있어 안심이다. 반면 오리온스는 자진 퇴단한 테런스 레더를 대신할 206cm의 장신 스캇 매리트가 한국농구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농사가 달렸다고 보면 된다.
[리버스 레이업 슛을 시도하는 알렉산더(위), 선두를 달리는 SK 선수들(중간), 레이업슛을 시도하는 문태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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