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골든글러브 명예회복을 노린다.
11일 오전 KBO 회관에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10구단 승인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상황. 이날 오후에 골든글러브 행사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2연패에 빛나는 삼성은 역대 58명의 수상자를 배출해 KIA와 함께 최다 수상자 배출팀이다. 전통적으로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냈던 만큼 황금장갑을 가져간 선수가 많았다.
올 시즌엔 통산 7회 수상자 이승엽이 복귀했다. 올해 이승엽은 지명타자 후보에 올랐다. 1루수로 80경기에 나서면서 수비 출전 88경기 이상이어야 하는 1루수 골든글러브 기준에 적합하지 못했기 때문. 대신 지명타자 포함 수비 출전 88경기 이상이고 타율이 0.290이 넘는 지명타자 기준에는 적합했다. 그가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를 낀다면 역대 8회 수상자로서 한대화 전 한화 감독, 양준혁 SBS 해설위원과 함께 역대 최다 수상 타이기록에 이름을 올린다.
▲ 후보 8명 최다 배출, 황급장갑 얼마나 많이 끼려나
삼성은 우승팀답게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8명의 후보를 배출했다. 투수 부문에 장원삼, 미치 탈보트, 오승환, 포수 부문에 진갑용, 유격수 김상수, 3루수 박석민, 외야수 박한이, 지명타자 이승엽이 그 주인공. 이 중에서 가장 수상 가능성이 큰 선수는 역시 이승엽이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1루수 부문에서 황금장갑을 가져갔던 그는 올 시즌에 사상 첫 지명타자 황금장갑을 노린다.
NC 이호준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이승엽이 근소하게 성적에서 우위를 점한다. 이승엽은 올 시즌 타율 0.307 21홈런 85타점으로 타율 0.300 18홈런 78타점의 이호준에 앞선다. 그러나 이승엽 외에 7명은 수상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 장원삼은 넥센 브랜든 나이트를 넘어서야 하고, 2006년 이후 6년만에 통산 네번째 수상을 노리는 진갑용도 롯데 강민호와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다승왕 장원삼은 평균자책점이 높은 편이었고, 진갑용은 백업 포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게 걸린다. 물론 두 사람 모두 수상 가능성은 있다.
박석민과 SK 최정이 펼치는 3루수 골든글러브 경쟁은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 하이라이트다.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 박석민은 올 시즌 타율 0.312 23홈런 91타점을, 최정은 타율 0.300 26홈런 84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박석민이 펀치력에선 앞섰고, 우승 프리미엄도 있다. 최정은 수비율이 0.983으로 0.966의 박석민에 앞섰고, 20-20을 기록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가장 근소한 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한이가 이름을 올린 외야엔 사실 다들 성적이 고만고만하다. 타율 0.304 118안타 1홈런 51타점을 기록한 박한이의 통산 세번째 수상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평가. 일단 기록상으론 타율 0.314에 158안타로 최다안타왕을 차지한 롯데 손아섭이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박한이는 두산 김현수, KIA 이용규, 김주찬, 김원섭, SK 김강민, LG 박용택, 이병규 등과 치열한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 최근 4년간 단 1회 수상, GG 명예회복 노린다
삼성은 1982년 원년부터 1991년까지 꾸준히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했다. 김성래 수석코치와 이만수 SK 감독이 꾸준히 2루수와 포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워낙 스타플레이어가 많았다. 1990년대엔 이승엽과 양준혁이란 걸출한 스타가 골든글러버 명맥을 이어갔다. 강타자로 이름을 널리 알렸던 두 사람은 1루수와 지명타자에서 경쟁자가 거의 없었다. 2000년대에도 강세가 이어졌다. 특히 2004년엔 무려 6명이나 골든글러브를 꼈다. 1991년 해태에 이어 13년만의 한 팀 최다 배출이다.
2006년에도 4명, 2007년 3명의 골든글러버를 배출한 삼성은 이후 골든글러브와의 인연이 멀어졌다. 세대교체에 들어가면서 수상자가 뜸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나마 작년에 최형우가 외야수 부문 수상자가 돼 4년 연속 무배출 위기를 벗어났다.
지난해 맹활약했던 최형우는 올 시즌 시동이 늦게 걸린 탓에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그 정도로 삼성 젊은 선수들이 아직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삼성은 2008년 본격적으로 세대교체를 시작했다. 그 사이 다른 팀에선 WBC와 베이징 올림픽에서 맹활약을 펼친 젊은 스타들이 두각을 드러내면서 삼성으로선 골든글러브 수상자 배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개개인의 파괴력이 아닌 전체적인 조직력이 강했다. 이승엽과 양준혁 이후 아직 각 포지션에서 확고부동한 슈퍼스타라 불릴 젊은 선수가 없다. 최형우와 박석민이 두각을 드러냈지만, 올 시즌 해당 포지션에서 완벽한 1인자는 아니었다. 삼성은 역대 최다 수상 타이기록을 노리는 이승엽을 보면 흐뭇하지만, 최근 4년간 1회 수상에 그친 현실을 보면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통산 8회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리는 이승엽(위), 박한이(중간), 박석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