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이 경기가 우승 발톱을 드러내는 첫 경기다.”
서울 SK 문경은 감독은 올 시즌 선두를 질주하고 있음에도 좀처럼 우승 야망을 대놓고 표현하지 않았다. 수년간 초반 반짝하다 중반 이후 고꾸라졌던 SK다. 문 감독은 말 아닌 행동을 우선시했다. 9일 모비스전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문 감독은 “그동안 겸손하게 해왔다. 1~2라운드에 5연승, 6연승하고 우승, 뭐 이런 건 말이 안 되지 않느냐”라고 했다.
문 감독은 “모비스는 우승 경험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않다”라면서도 “이 경기가 우승 발톱을 드러내는 첫 경기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정규시즌 중반을 넘어선 상황. 경기 전 2위 모비스와의 승차도 3경기였다. 문 감독은 이날 승리할 경우 4경기가 되면서 정규시즌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잡을 수 있다고 봤다. 어떻게 보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이자 고비였다.
실제로 SK는 승리를 따내며 문 감독이 원하는대로 이뤄졌다. 문 감독은 “이런 경기는 기본이 중요하다. 기록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부담 갖지 말라고 했다”라면서 “2라운드에 졌을 때 수비를 20초간 잘 해놓고 라틀리프와 함지훈에게 공격리바운드를 허용한 뒤 득점을 내줬다”라고 했다. 수비와 리바운드. 기본적인 것만 하면 승산이 있다는 뜻이다. 이미 3경기를 치르면서 매치업상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문 감독의 자신감도 숨어 있었다.
사실 경기는 SK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모비스가 경기 초반 SK의 3-2 드롭존을 완벽하게 깼기 때문이다. 문태영이 외곽으로 나오면서 SK 수비진을 뒤흔들었고, SK 수비진이 흔들리자 모비스가 빠른 패스 워크를 앞세워 김시래, 양동근, 천대현 등이 연이어 3점포를 작렬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SK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문 감독은 심스와 주희정 등 백업 멤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후반 들어 김민수와 주희정이 외곽에서 점수를 만들어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렸지만, 확률 높은 공격에 성공했다. 전반 내내 막혀있던 헤인즈도 꾸준히 득점을 가동했다. 3쿼터 1분 5초를 남기고 김민수의 3점포로 드디어 첫 역전에 성공했다.
SK는 이후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 경기 초반 많은 득점을 했던 문태영의 봉쇄에도 성공했다. 후반 초반 리바운드에서 밀렸지만, 4쿼터엔 연이어 결정적인 순간 리바운드를 했고, 헤인즈의 득점이 터지며 승리를 낚았다. 연이은 스틸과 속공이 터졌다. 집중력에서 한 수 위였다. 경기 종료 2분 여전 라틀리프에게 연속 실점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경기 종료 19.8초 전 터진 변기훈의 결승 3점슛으로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문 감독이 우승이란 말을 꺼냈던 건 이젠 제자들에 대한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기 때문이다. 또 한번 큰 고비를 넘긴 SK가 이젠 완벽한 선두독주체제를 갖췄다. SK와 4경기 차. 점점 문 감독의 우승 야망이 구체화 돼 가고 있다. 구단 최다 11연승에 바짝 다가선 건 보너스였다.
[문경은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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