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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경수진이 '제2의 손예진'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배우 경수진으로 대중들 앞에 섰다.
작은 얼굴에 깎아 놓은 듯 오뚝한 코, 검은 긴 생머리에서 풍기는 이미지까지, 경수진은 데뷔 초부터 '제 2의 손예진'이라고 불릴 정도로 손예진과 비슷한 외모를 자랑한다. 최근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에서 손예진의 아역, 어린 조해우를 연기한 경수진을 만났다.
지난달 27일 '상어' 첫방송 이후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경수진이라는 이름이 종일 검색어에 올라 있을 정도로 그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본인만 그 실체를 못 느끼고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차에서 사람들을 만나 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트위터 팔로우가 갑자기 늘어났어요. 예전에는 제가 글을 써도 아무도 몰랐는데 이제는 댓글도 많이 달리고 신기하고 얼떨떨해요."
극 중 어린 해우는 처음 만난 한이수(연준석)에게도 당차게 말을 걸고 위기에 처한 친구를 위해 겁 없이 나서기도 했다. 실제 경수진은 이런 해우와의 공통점으로 "털털한 성격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의 저는 좀 털털한 편이에요. 가끔 생뚱맞기도 하고 덤벙거리기도 잘하는데 낯을 많이 가려요. 배우 생활 하면서 먼저 다가가는 방법을 터득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해우만큼 당차지는 못해요."
극 중 경수진은 상대역으로 20살에서 한 살 모자란 고등학생인 연준석을 만났다. 연준석과 실제로는 8살 차이라는 경수진은 다행히 키 큰 연준석과 만나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저랑 준석이를 예쁘게 봐 주셨던 건 감독닝의 뛰어난 연출력과 준석이의 연기력, 그리고 큰 키 덕분이죠. 같이 서 있어도 로맨틱한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시청자분들이 예쁘게 봐 주신 것 같아요.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촬영 전에 준석이랑 미리 만나서 대화도 많이 나눠보고, 그래서 금방 친해졌어요."
"다른 복은 없는데 제가 인복이 있나 봐요. 다들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이번 '상어' 촬영장에서도 선배님들이나 감독님이 정말 잘 챙겨주셨어요. 한 번은 박찬홍 감독님께 많이 혼나고 돌아가려는데 한 스태프 분이 휴대전화로 '잘하고 있어요. 주눅들지 말고 화이팅'이라는 글을 적어서 보여주셨어요. 어찌나 감동이던지. 모두들 나에게 힘을 주고 있구나, 내가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 되겠구나 싶어서 더 힘내서 열심히 했어요."
'마왕' '부활' 등 여러 작품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찬홍 감독님과의 작업. 경수진은 "정말 영광이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제가 아직 드라마 현장도 잘 몰라서 대사를 할 타이밍을 잘 못췄어요. 제가 집중력이 부족했었나 봐요. 길게 해 본 작품이 많지 않아서 감독님께 혼나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사실 혼난 것 보다 연기에 대해서 가르쳐 주신 게 더 많으시죠. 이번 작품을 통해서 제가 몰랐던 부분을 정확하게 알게 된 것 같아요."
'제 2의 손예진'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실제로 경수진이 손예진을 만난 것은 '상어' 고사 현장이 처음이었다. 그에게 손예진은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 그 이상의 존재. 하지만 손예진의 이름의 힘을 빌려 얼굴을 알렸다는 죄송함이 그의 마음속에 늘 남아있다.
"늘 손예진 선배님과 연기를 같이 해보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막상 만나니까 정말 떨려서 옆에 가지도 못했어요. 사실 제가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선배님의 이름으로 제가 인기를 얻었잖아요. 그래서 혹시나 선배님이 저를 불편해하실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용기내서 선배님께 인사했는데 정말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손예진 선배님은 얼굴 뿐 아니라 마음도 천사세요.(웃음)"
"아역으로만 기억되면 어떡할까 하는 두려움도 사실 있어요. 그래도 나이가 화제가 된 이후에는 '그렇게 어려 보이지 않아요'라는 댓글이 더 많아요.(웃음) 근데 그게 오히려 더 힘이 돼요. 이젠 성인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요. 이 모든 수식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더 노력해서 나중에는 경수진이라는 이름 앞에 배우라는 단어만 붙어도 설명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경수진은 최근 KBS 1TV TV 소설 '은희'의 타이틀 롤로 캐스팅을 확정하고 촬영을 시작했다. 반효정, 김혜선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큰 영광이자 배움의 시간이 될 것 같다는 경수진. 이제 본격적인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딛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배우로서의 목표를 물었다.
"한 번에 이름을 알리고 인기를 누려서 무명 시절 없는 배우가 아니라 천천히 하나씩 계단을 밟듯 그렇게 올라가고 싶어요. 돈이나 인기가 아니라 연기 잘하는 진짜 배우로 대중들이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배우 경수진.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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