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바티스타, 이브랜드는 비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
6일 청주구장. 오후 3시가 넘자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졌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대낮인데 하늘은 칡흑같이 어두웠다. 결국 경기는 취소됐다. 사실 한화는 어지간하면 이날 경기를 진행하고 싶었다. 이번 SK와의 청주 2연전이 청주구장 리모델링 후 첫 경기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만 티켓 6000장이 팔려나가면서 청주 팬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비로 허사가 됐다.
한화 구단만 아쉬운 게 아니다. 이날 선발 등판이 예정됐던 외국인투수 대나 이브랜드에게도 이날 우천취소가 아쉽기만 하다. 이브랜드는 이날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2차례 연속 등판을 미뤘다. 이브랜드는 7월 30일 목동 넥센전서 선발 등판한 뒤 4일 창원 NC전서 선발 등판하려고 했으나 우천취소가 됐다. 이틀을 쉬고 다시 준비한 6일 경기서 또 한번 등판이 연기됐다. 결국 이브랜드는 7일 청주 SK전서 선발등판한다.
한화는 올 시즌 우천취소 된 경기가 13경기다. 그 중 이브랜드의 선발등판 예정인 경기가 무려 7경기였다. 그 다음으로는 대니 바티스타가 4경기, 김혁민과 윤근영이 각각 1경기였다. 이쯤 되면 이브랜드가 아니라 ‘雨비랜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브랜드는 6일 오후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구단관계자와 얘기를 나눴는데, 이런 경험이 너무 많아서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브랜드의 7차례 우천취소는 한화 마운드의 열악한 사정을 대변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보통 선발투수가 2경기 연속 우천취소 결정이 되면 그 다음경기엔 선발 등판하지 않고 선발로테이션 자체를 완전히 한 차례 건너뛰는 경우가 많다. 주변환경과 준비과정이 섬세하고 민감한 선발투수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화는 7일 또 다시 이브랜드를 선발 예고했다. 이브랜드가 3승 9패 평균자책점 5.90이지만, 이브랜드 외에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드물기 때문이다. 한화에서 믿을만한 토종 선발투수는 김혁민이 유일하다. 4선발로 조지훈을 쓰고 있지만, 신인이라 아직 불안하다. 5선발은 상황에 맞게 운영한다. 결국 한화는 올 시즌 제대로 5선발 로테이션을 돌린 적이 없다. 이브랜드와 바티스타는 올 시즌 수 차례 4일만 쉬고 등판했다. 물론 두 사람이 미국에서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진 건 맞지만, 더운 여름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바티스타는 어깨 통증으로 후반기 들어 개점 휴업 중이다.
한화 마운드가 이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자연히 우천취소 된 경기에 선발 예고된 케이스도 많은 것이다. 100% 우연이라고만 볼 수 없는 것. 어쨌든 이브랜드로선 이런 상황이 좋지 않다. 올 시즌 우천취소 된 뒤 미뤄진 등판서 평균자책점 6.28이다. 올 시즌 5.90보다 더 높은 수치다. 더구나 SK는 7일 백인식을 이틀 연속 선발로 예고했다. 백인식은 올 시즌 한화전서 3경기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35로 매우 강하다. 이래저래 이브랜드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작년에 다른 구단의 한 선발투수 역시 등판 예고만 되면 비로 취소가 돼 울상이었다. 그는 “왜 내가 나설 때마다 비가 내리는지 모르겠다. 난 다른 투수들보다 주변환경에 더 민감하다. 비가 오면 집중이 잘 안 된다. 비 속에서 등판하는 것보다 취소되는 게 낫지만, 비가 와서 등판 간격이 너무 들쭉날쭉하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물론 꼬박꼬박 로테이션에 따라 등판하는 투수들에겐 1~2차례 비로 취소가 돼 하루 정도 로테이션이 밀리는 건 체력적, 정신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이브랜드 케이스는 난감하다. 한화 마운드가 어려운 상황이니 한화로선 그래도 이브랜드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이브랜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