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토종 선발투수들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삼성 선발진에 늘 따라붙었던 꼬리표.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틀린 말은 아니다. 현재 삼성 선발투수 중에서 가장 성적이 좋고 세부적인 경기내용이 좋은 투수는 11승8패 평균자책점 3.31의 윤성환이다. 윤성환의 구위는 좋다. 하지만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에이스 이미지보단 건실하고 꾸준한 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지난해 골든글러버 장원삼은 올 시즌 작년보다 좋지 않다. 12승9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19. 삼성의 정신적 지주 배영수는 14승4패 평균자책점 4.53이다. 다승 선두이지만, 높은 평균자책점이 말해주듯 타자를 압도하진 못한다. 10승6패3홀드 평균자책점 2.99의 차우찬은 시간이 지날수록 구위가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약간의 기복이 있는 편. 6승9패 평균자책점 3.96의 릭 밴덴헐크 역시 후반기 페이스가 괜찮지만, 삼성으로선 만족스러운 성적은 절대로 아니다. 때문에 삼성 선발진을 바라보는 시선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 토종 10승 4인방 탄생,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확실히 삼성 선발진은 기량이 고르다. 물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내밀 확실한 카드를 꼽으라면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포스트시즌이 항상 고민이다. 그런데 삼성 선발진의 위력이 증명된 기록이 한 가지 발견됐다. 차우찬이 23일 대구 한화전서 선발승을 따내면서 토종투수 4인방이 10승을 거둔 것이다. 엄청난 기록이다.
삼성은 2년 연속 10승 투수를 4명 배출했다. 2004년 현대 피어리(16승) 김수경(11승), 오재영(10승), 조용준(10승)이후 8년만인 지난해 삼성이 장원삼(17승), 미치 탈보트(14승), 배영수(12승), 브라이언 고든(11승)으로 10승 투수를 4명 배출했다. 그리고 올해 삼성이 2년 연속 10승 투수 4인방을 배출했다. 삼성에서 토종 10승 투수 4인방으로 범위를 한정하면 1999년 노장진(15승) 임창용(13승) 김상진(12승) 김진웅(11승) 이후 14년만이다. 10승 투수 4인방, 그것도 외국인투수들이 즐비한 요즘 토종투수 4인방 배출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올해 삼성 토종 10승 투수 4인방 중 평균자책점이 높은 투수가 몇몇 있지만, 올핸 작년보다 불펜이 약해지면서 승수 쌓기가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또 하나. 차우찬의 10승은 5승이 구원승이다. 때문에 삼성 토종 선발 10승 투수는 3명이다. 물론 이 역시 1999년 노장진, 김상진, 김진웅에 이어 14년만이자 2009년 롯데의 조정훈, 송승준, 장원준 이후 4년만의 일이니 삼성 선발진의 꾸준함과 내구성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 삼성 토종 선발투수들에게 거는 기대
삼성은 올 시즌 토종 선발진의 힘으로 막판까지 왔다. 정규시즌 막판 선두다툼도 중요하지만, 이젠 포스트시즌도 서서히 대비할 때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리는 삼성은 일단 시즌 막판까지 토종 선발진이 풀가동될 전망이다. 포스트시즌서는 이들과 벤덴헐크가 새롭게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 재활 중인 에스마일린 카리대는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됐다고 보면 된다.
후반기 들어 밴덴헐크의 행보가 괜찮다. 하지만, 벤덴헐크가 포스트시즌 주축 선발을 맡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결국 실질적인 에이스 윤성환을 축으로 배영수와 장원삼이 뒤를 받치고 차우찬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윤성환은 지난해 햄스트링 통증으로 1달 쉬면서도 한국시리즈 주축 선발로서 제 몫을 해줬다. 배영수와 장원삼 역시 포스트시즌 경험이 꽤 많다. 이들은 단기전서 어떻게 승부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어도 안정감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삼성이 이제부터 이들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짧게는 정규시즌 3연패부터, 길게는 한국시리즈 3연패까지 앞장서길 바란다. 그런데 이들이 실질적으로 갖는 부담은 예년보다 더 크다. 삼성 불펜이 예년보다 약해지면서 기본적으로 해줘야 할 몫이 더 늘어났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서 상당한 압박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선발진과 구원을 오갈 수 있는 차우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삼성 토종선발투수 4인방의 합계승수는 47승이다. 이는 올 시즌 48승을 거둔 7~8위 KIA와 NC의 전체승수에 육박한다. 물론 투수의 승리는 타선과 불펜의 지원이란 부가적 요소가 동반돼야 한다. 하지만, 예년만큼 좋지 않은 지원 속에서 10승 투수를 4명이나 배출한 건 삼성 선발진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방증이다. 이는 시즌 막판, 나아가 포스트시즌서도 보이지 않는 힘이 될 전망이다. 최근 전반적인 투구내용도 좋으니 상위권 팀들의 타선도 포스트시즌서 삼성 토종 선발진이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위에서부터 윤성환-배영수-장원삼-차우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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