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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배우 김민준이 영화 '톱스타'로 돌아왔다. 배우 박중훈이 감독으로 변신해 메가폰을 잡은 '톱스타'는 성공과 배신, 꿈과 욕망이 뒤섞인 연예계를 배경으로 최고를 꿈꾸는 남자, 최고를 만드는 여자, 이미 최고인 남자 세 사람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톱스타'에서 김민준은 이미 최고인 남자 장원준 역을 맡았다. 여유로운 몸짓과 말투, 행동까지 김민준은 이미 장원준과 하나가 돼 있었다. 여기에 김민준의 묵직한 목소리는 장원준의 캐릭터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든다.
영화에서 김민준은 부산 사투리를 사용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완벽한 표준어를 구사하지만, 지인들과 어울릴 때면 어김없이 사투리를 쓴다. 느릿하면서도 중저음의 보이스는 장원준의 따뜻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를 한 번에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최고인 남자'인 이유로 배우를 꿈꾸던 지망생 시절, 또 온갖 설움을 겪어야 했던 신인 시절이 나와 있지 않은 장원준을 한 번에 설명하기도 한다. 부산에서 아무것도 없이 올라와 대한민국 톱배우가 된 장원준의 과거를 품고 있는 역할이 바로 부산 사투리다.
하지만 김민준은 "처음엔 사투리 사용 여부를 두고 박중훈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바로 스마트한 '톱스타'의 이미지가 있는데, 여기에 구수한 부산 사투리가 나오면 관객들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다.
박중훈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김민준은 "박중훈 감독님이 사투리를 통해 장원준의 과거를 설명하고 싶어 하셨다. 촬영 전날까지 사투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고, 결국 사투리를 사용하기로 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완벽한 표준어를 쓰지만, 사적인 공간에서는 사투리를 쓰는 스타가 장원준이다"고 말했다.
우여곡절이 있었던 '사투리'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장원준의 과거를 설명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고, 스마트한 톱스타의 이미지에 혼란을 주기 보다는 장원준이라는 인물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사실 김민준은 '톱스타'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활동 중단 선언을 했다. '톱스타' 출연을 결정할 당시에는 활동 중단 선언을 하기 전이었지만, 촬영이 미뤄지면서 시기가 오묘하게 맞물렸다. 박중훈 감독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었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20분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톱스타인 배우 박중훈이 하는 톱스타 이야기. 재밌을 것 같았다. 20분 만에 출연을 결정한 것 같다. 만약 사극이나 스릴러, SF물을 한다고 했으면 생각을 좀 더 했을 것이고, 많은 것을 검토했을 것이다. 하지만 톱스타 이야기이지 않는가. 박중훈 감독님이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시나리오 작업 등을 이유로 '톱스타' 촬영이 지연됐고, 결국 첫 촬영은 김민준의 활동 중단 선언 이후가 됐다. 이 때문에 박중훈 감독은 깊은 고민에 빠져야 했다. 김민준은 "하루만 더 생각을 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감독님이 앓아 누우셨다고 하더라. 하하. 내가 안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촬영에 들어갔고, 김민준은 장원준으로 변신했다.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꼭 맞아 떨어졌다. 별다른 설명 없이 박중훈 감독이 김민준에게 처음으로 대본으로 준 이유 알 것 같았다. 김민준과 장원준은 닮은 구석이 있었다.
"장원준과 닮은 점은 동생들을 좋아하고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당하게 노력해서 얻은 결과가 소중하다. 톱스타라는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력해서 얻은 자리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이 내가 좋아하는 장원준의 한 부분이다."
'톱스타' 속에서 장원준은 대체적으로 좋은 인물로 묘사된다. 물론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 자신의 매니저인 태식(엄태웅)을 밟는 모습도 존재하지만, 멋들어진 '톱스타'를 잘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궁금했던 것은 그런 멋있는 부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무엇이었을까였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모든 장면이 마음에 들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남자들의 뒷모습이다. 태식과 원준이 함께 레드카펫을 걸어가다가 마주보고 웃는 장면이 마음에 들었다. 또 태식이 한강을 바라보는 장면. 떡 벌어진 어깨선이 좋더라."
[배우 김민준.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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