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재활을 마친 '트랜스포머' 김광삼이 돌아온다.
지난 2012년 10월 미국 LA 조브 클리닉에서 팔꿈치 인대접합(토미 존)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던 김광삼은 재활을 마치고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1년의 재활 기간은 헛되지 않았다. 현재 피칭이 가능한 상태인 김광삼은 오는 15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는 LG 트윈스의 전지훈련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조바심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을 던지고 싶은 간절함 속에서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때를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은 여러 동료들, 그리고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이대진(현 KIA 코치)의 도움이 컸다.
김광삼은 이에 대해 "이대진 코치님께서는 괜찮다고 생각해 서두르면 다시 시련이 올 수 있으니 다 됐다고 생각할 때 한 템포 늦추라고 하셨다. 그것이 미래를 봤을 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긴 재활을 경험한 선배의 말을 가슴에 새긴 김광삼은 재활 기간에도 매일 야구를 봤지만, 팬들의 함성을 들으면 스스로를 진정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야구장을 찾지 않았다.
김광삼에게는 '트랜스포머'라는 별명이 있다. 신일고 시절 투타 양면에서 특급으로 평가받았던 김광삼은 LG 입단 후 투수로 활동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야수로 전향했다가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이 별명은 그런 과정에서 생긴 훈장과도 같은 것이었다.
김광삼은 "트랜스포머라는 영화 속에서는 완벽한 영웅이 나오지만 내 경우에는 그냥 변신한다는 의미로 그런 별명을 지어주신 것 같다. 한 팀에 16년을 있으면서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별명이 있다는 것에 상당히 감사한다"며 팬들에게 감사했다. 그리고는 "이제 단순히 변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멋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별명에 맞는 활약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수술을 받게 된 것도 이러한 생각과 무관하지 않다. "140km도 안 나오는 공으로 매년 7승 정도는 하고 있었지만 마운드 위의 모습이 내 모습이 아니었다. 팔도 너무 아팠고, 다른 선수와의 경쟁에서도 도태될 수 있다는 생각에 수술을 결심했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잠시였다"며 김광삼은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돌아올 김광삼의 가치는 마운드 밖에도 있다. 베테랑으로서 후배 투수들을 이끌거나 재활을 경험하는 선수들의 멘토가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김광삼이 지닌 가치다. 하지만 2012 시즌 팀의 투수조장이기도 했던 김광삼은 전면에서 이끌기보다는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자처했다.
"예전에는 투수조 조장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투수 조장이 있고, 나보다 경험이 많은 (정)현욱이 형이나 (김)선우 형 같은 분들도 있다. 내가 나서면 조장이 선수를 이끄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하면 앞뒤 균형도 맞으면서 팀에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 김광삼의 생각이다.
그런 김광삼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물었을 때, 팀 우승을 위해 공헌하겠다는 상투적인 답을 예상했으나 의외의 이야기가 돌아왔다. "많은 분들이 떠오르지만, 공을 던질 수 있게 1년 동안 팔을 만들어 주신 조정희 트레이너님께 특히 감사드린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김광삼은 자신을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김광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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