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형님들이 돌아왔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지난해 아쉬움 속에 한 해를 보냈다. 한국시리즈는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실패했으며 5할 승률 달성까지 물거품되며 6위에 그쳤다.
자연스레 시즌 종료 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이만수 감독 체제는 올시즌에도 이어지지만 코칭스태프 구성은 많이 바뀌었다. 그 중에서도 키워드는 'SK 출신 코칭스태프의 1군 전면배치'다.
▲ 김경기 타격코치에 김원형 투수코치까지 대부분 SK에서 선수로 뛰어
SK는 지난해 미국인 타격코치를 뒀다. 맥스 베너블 코치가 주인공. 여러명의 미국인 타격코치 후보 중 뽑은 인물이지만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베너블 코치는 베너블 코치대로 고민이 많았다.
선수들은 베너블 코치에게 허심탄회하게 고민을 털어 놓기 쉽지 않은 여건이었다. 언어 문제는 물론이고 같은 팀으로 첫 번째 시즌을 보내는 것이기에 어색함도 있었다. 베너블 코치를 보좌한 최경환(현 NC 코치) 코치가 간극을 메우기는 했지만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최경환 코치는 선수 생활 때는 SK 유니폼을 입은 적이 없다.
2014시즌은 다르다. 선수들과 직접 부딪히는 대부분의 1군 코치들이 SK 유니폼을 입고 선수 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다. SK에서 코치로 오랜 시간을 보낸 인물도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경기 타격코치와 조웅천, 김원형 투수코치.
김경기 코치는 자타공인 인천 야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선수 생활 막바지를 SK에서 보냈을 뿐더러 코치직 역시 오랫동안 SK에서 맡고 있다.
단순히 김경기 코치가 경력만으로 인해 1군 메인 타격코치가 된 것은 아니다. 김경기 코치는 지난해 2군 타격코치로 활동하면서 2군 선수들의 타격 향상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았다. 덕분에 올시즌 시무식에서 단 2명만 받은 수펙스 추구상(선수 육성상)을 수상했다.
또한 김경기 코치는 현재 SK의 주축인 30대 초반 선수들에게도 신임을 얻고 있다. 그들이 20대 초반 2군에서 뛸 당시 2군에서 함께 동고동락했기 때문. 선수들은 김경기 코치를 따르고, 김경기 코치는 그 선수들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다. 때문에 선수들은 거리낌없이 김경기 코치에게 다가갈 수 있다.
처음으로 메인 투수코치가 된 조웅천 코치도 다르지 않다. 조웅천 코치는 2000년 창단 첫 해부터 SK에서 뛰었으며 2009년까지 선수로 활동했다. 코치로도 SK에만 적을 두고 있다. 루키팀 코치에서 1군 불펜코치가 된 김원형 코치 역시 SK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새롭게 영입한 코치진 역시 SK와 이미 인연이 있다. 두산을 떠나온 조원우 주루코치는 SK 창단 초기 팀의 외야 한 축을 형성한 선수였다. 2005년 조영민(SK 스카우트)과 트레이드로 한화로 떠난 이후 9년 만에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비록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선수들 중에는 조원우 코치와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었던 인물들이 여전히 많다. 호칭이 '선배'에서 '코치님'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후배 선수들로서는 자신들을 모르는 코치들에 비해 다가가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12일 영입한 일본인 세이케 마사가즈 수비 코치 또한 SK에서 8달동안 인스트럭터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2002년 이후 SK에서 줄곧 선수와 코치로 뛴 정경배 코치는 올시즌에도 1군에서 선수들을 지도한다. SK 1군 코치 중 선수 시절 SK와 인연이 없는 인물은 김태형 배터리 코치와 백재호 수비 코치 뿐이다.
이 뿐만 아니라 2군 코칭스태프 구성 역시 비슷한 기조 속에 진행됐다. 박경완 퓨처스팀 감독을 비롯해 이번에 영입한 강혁, 윤재국 코치 모두 SK에서 뛰었다.
SK는 코칭스태프 구성 변화로 선수와 코치간 거리감을 좁히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제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들이 성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SK 김경기 타격코치(첫 번째 사진), 김원형 투수코치(두 번째 사진).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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