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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내가 본 연기중 최고"(김수로)
현재 연극 '나쁜자석'에 출연중인 배우 김재범은 최근 공연계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미 대학로에선 잔뼈 굵은 배우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그의 이름이 하루 종일 걸려 있는 것은 그의 연극 및 뮤지컬을 접해보지 않은 대중에겐 다소 의아했다.
김수로는 지난해 11월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김재범을 언급하며 "내가 본 연기 중 최고다. 이 사람은 진짜 아깝다. '김재범이 된다에 내 인생을 건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재범은 트위터를 통해 "선배님 덕분에 이런 경험도 해 보고... 정말 감사합니다! 제 인생도 걸어서!!! 다음에는 제 힘으로 검색어 1위 한 번 해보겠습니다!! 팟쎄!"라는 글을 게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와 관련, 김재범은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그 때 정말 감사했다. 본방송을 봤는데 감짝 놀랐다. 얘기했다고는 하셨는데 편집 될 줄 알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당시 트위터에 쓴 그게 진심이었다. 나중에 혼자 내 힘으로 검색어에 오르겠다고 했는데 그게 진심"이라며 "주위에선 축하한다고 많이 얘기해줬다. 근데 내 힘으로 한 게 아니니 마냥 좋진 않았다. 진짜 다음엔 내 힘으로 노력해 김수로 선배님께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재범과 김수로의 관계즌 로브라더스로 시작됐다. 김재범은 김수로가 후배 뮤지컬 배우들과 동고동락하며 대학로 공연계 신성들을 돕고 있는 매니지먼트사 로브라더스 소속이다. 로브라더스에는 김재범을 비롯 성두섭, 조강현, 윤나무, 윤소호, 정하루 등이 속해 있다.
김재범은 "연극 '극적인 하룻밤'을 보시고 같이 해보자고 하셨다. 코믹한 작품에서 편안하게 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하시더라.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같이 해보자고 했다. 그 이후로 다른 동료들도 많이 영입 됐고 서로 끈끈해졌다"고 말했다.
"김수로 선배님은 정말 많은 도움을 준다. 정신적인 면에서 특히 그렇다. 같은 길을 걷은 배우니까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들을 많이 해주신다. 또 에너지가 넘쳐 본받을 점이 많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김수로 선배에는 전혀 못미치더라.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부지런하게 사는 분이다. 자기 관리도 자라 하시고 많이 본받고 있다."
김수로를 만나게 되면서 김재범은 확실히 의지할 사람이 생겼다. 작품을 볼 때도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로브라더스는 배우가 추구하는 바를 지지해주면서도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에 김재범은 "더 많은,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 적극적으로 많이 해보고 싶은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범이 화제가 된 것은 이 때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황인영은 SBS 파워FM '공형진의 씨네타운'에 출연해 "김수로가 연극계의 현빈이라 소개해 준 배우 김재범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황인영, 김재범은 연극 '연애시대'를 통해 호흡을 맞췄다.
황인영이 김재범을 '대학로의 현빈'이라고 표현하자 자연스레 김재범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김재범은 연신 '대학로의 현빈', '대학로의 아이돌' 등의 수식어에 손사래를 치며 오직 연기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그런 수식어는 아무도 부르지 않는다. 장난 치려고 부르는 수식어다. 아이돌이라기엔 멋진 배우들이 너무 많다. 나 역시 멋진 배우가 되고 싶지만 아이돌 느낌이 아니다. 깊이 있고 나이에 맞는 배우가 되고싶다."
그는 수식어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기타가 부담이었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현재 김재범이 출연하는 연극 '나쁜자석' 속 고든 역이 쓸쓸히 기타를 치기 때문. 원래 기타를 잘 치지 못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부담감보다 기타를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김재범의 재치 있는 답은 자연스레 작품 자체, 그의 연기 자체를 주제로 이야기를 흘러가게 했다. 자신의 힘으로 검색어에 오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온갖 수식어에 손사래를 치는 김재범인 만큼 앞선 질문은 다소 답하기 껄끄러운 질문일 수도 있었을 터. 그의 재치있는 답으로 인해 인터뷰는 곧 작품 자체, 그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로 자연스레 흘러갔다.
"처음엔 기타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커서 쉬는 시간에도 계속 기타만 쳤다. 근데 아직도 기타에 대한 부담감은 못 버렸다. 무대 위에서 또 떨린다. 기타를 치는 장면 바로 이전 장면이 하필 프레이저가 화내고 나간 뒤 호흡이 힘든, 안정이 되지 않은 상태다. 그 상태에서 기타를 치니까 몸이 떨리고 공연장에서의 떨림까지 있어 쉽지 않더라. 첫 공연 때는 손이 막 떨렸고 아직도 살짝 떨린다."
무대 위 부담감은 곧 관객들 앞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한 열정 때문일 것. 그는 "팬분들에겐 항상 감사하다. 잘 해드리려고 노력하는데 성격이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섭섭해 하실 때도 많다. 표현을 많이 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부담감을 갖고 더 긴장해서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 어느날 너무 힘들어서 좀 살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팬들에겐 그게 티가 날 것 같다. 그래서 나를 믿고 어떻게든 내가 연기하는 인물을 관객들에게 설득시키고 싶다."
그런 점에서 연극 '나쁜자석'은 그에게 또 다른 시작이다. 그는 "'나쁜자석'이 내게 새로운 시작인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좋은 작품, 좋은 역할이기 때문에 무대에서 김재범이라는 배우를 계속 바라보게 만드는 새로운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무대 외에 다른 분야 역시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 항상 옆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기 때문에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보답하는 길은 더 좋은 작품을 해서 그 분들도 신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내가 옆에서 응원하던 배우가 저렇게 성장해가는구나'를 보여드리는게 보답하는 길인 것 같다. 열심히 해야한다."
한편 김재범이 출연하는 연극 '나쁜자석'은 9살에 만나고, 19살에 사랑하고, 29살에 내 인생이 된 네 사람. 고든, 프레이저, 폴, 앨런의 이야기를 그리며 팽팽한 긴장감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슬픈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오는 3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연극 '나쁜자석' 고든 역 배우 김재범. 사진 = 악어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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