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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바로 뛰게 해야죠.” “바로 뛰기는 쉽지 않죠.”
29일 고양체육관.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과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군 제대 선수를 언제부터 기용할 생각인가요?” 두 감독의 대답은 180도 달랐다. 추일승 감독은 곧바로 기용할 것이라고 했고, 유도훈 감독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단지 군 제대 선수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다. 결과적으로 두 감독의 궁극적 목표는 ‘팀 전력의 극대화’다.
1월 29일. 상무에서 전역한 선수들이 프로농구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오리온스는 허일영과 김강선, 전자랜드는 함누리가 전역해 이날 선수단에 공식적으로 합류했다. 이들은 29일까지는 군인이다. 때문에 이날 경기는 출전할 수 없었다. 허일영과 김강선은 31일 동부와의 홈 게임, 함누리는 31일 KCC와의 홈 게임부터 공식출전명단에 들면서 게임에도 나설 수 있다.
추 감독은 허일영과 김강선을 곧바로 경기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유 감독은 함누리의 출전을 당분간은 보류하기로 했다. 추 감독은 “곧바로 경기에 투입하려고 미리 로스터를 비워뒀다. 뛸 수 있으면 뛰는 게 좋다”라고 했다. 허일영과 김강선은 말년에 휴가를 몰아서 썼다. 그 기간에 미리 오리온스에 합류해 일찌감치 선수들과 손발을 맞췄다. 추 감독도 당연히 이런 점을 체크했다. 추 감독은 “둘 다 아프지 않고 몸 상태도 좋다. 곧바로 뛸 수 있다”라고 했다.
오리온스는 KT와의 대형 트레이드 이후 확실히 가용인력이 늘었다. 전체 로스터 규모는 10개구단이 대동소이하지만, 실제 경기에 투입 가능한 인원이 오리온스는 확실히 풍성해진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허일영과 김강선이 투입되면 오리온스는 포워드 풍년을 이루게 된다. 이미 김동욱, 최진수, 김도수, 전정규, 임종일 등이 있는 상황. 추 감독이 내심 고려하는 건 경쟁이다. 허일영과 김강선이 경기에 나설 경우 자연스럽게 포워드진의 건전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유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누리를 곧바로 투입할 생각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함누리 역시 허일영, 김강선과 마찬가지로 말년 휴가를 몰아 쓰면서 전자랜드 훈련에 조기에 합류했다. 유 감독도 함누리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그런데 왜 곧바로 투입하지 않을까. 유 감독은 “이미 1년 내내 함께 뛴 선수들이 있다. 누리가 곧바로 투입되면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좀 더 완벽하게 공수 패턴에 적응한 뒤 천천히 내보내겠다는 생각이다. 군 제대 선수를 곧바로 투입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조화를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과거에도 몇몇 즉시전력 예비역들이 막상 경기에 투입되자 시너지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전자랜드는 최근 잘 나간다. 멤버들의 개인기량은 좀 떨어져도 조직력만큼은 10개구단 최상위 수준이다. 유 감독은 이런 좋은 밸런스를 깨트리고 싶지 않다. 함누리가 미덥지 못해서가 아니다.
결국 추 감독과 유 감독은 군 제대선수를 잘 활용해 최상의 결과를 내고 싶어하는 공통점이 있다. 단지 그 접근방식이 다를 뿐이다. 더구나 오리온스와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다가선 팀들이다. 단순히 정규시즌이 아닌, 포스트시즌에서 이들의 활용법을 계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좀 더 확실하게 이득을 취할 필요가 있다. 분명한 건 오리온스에 허일영과 김강선, 전자랜드에 함누리가 정상적으로 가세할 경우 두 팀 모두 전력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추일승 감독(왼쪽)과 유도훈 감독(오른쪽). 사진 = 고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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