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분 1초.
신한은행 거탑 하은주(2m2cm)는 올 시즌 초반 3경기에 출전한 뒤 무릎 부상이 악화돼 재활을 했다. 그러다 지난달 28일 우리은행전서 컴백했고 3일 KDB생명전서도 뛰었다. 결과적으로 하은주는 아직 100% 컨디션과는 거리가 있는 듯하다. 3일 경기서 2쿼터에 투입돼 4분1초간 턴오버 1개를 기록했다. 임달식 감독은 하은주를 경기 막판 승부처에 투입하지 않았다.
하은주의 무릎 상태는 썩 좋지 않다. 항상 관리해야 한다. 임 감독은 “나도 잘 모르겠다. 하루 좋다가 하루 좋지 않다. 매일 상태가 달라진다”라고 했다. 사실 이날 하은주의 기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신한은행은 어쨌든 하은주를 거의 기용하지 않고도 승리를 추가했다. 그와 별개로 당장 하은주를 마음껏 활용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하은주의 특성과 신한은행의 시스템상 하은주가 투입될 때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 신한은행의 시스템과 하은주의 상관관계
신한은행의 선수구성은 매우 탄탄하다. 최윤아와 김규희가 공수를 조율한다. 김단비, 쉐키나 스트릭렌, 엘레나 비어드, 곽주영, 조은주, 김연주가 외곽라인을 형성한다. 스트릭렌과 곽주영, 조은주 등이 매치업과 선수조합에 따라 4~5번 역할을 해야 한다. 최후의 보루로 하은주가 있다. 임 감독은 상대 매치업에 따라 선수조합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스트릭렌은 3~5번, 비어드는 1~3번을 모두 소화한다. 이런 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높이와 스피드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 감독은 3일 경기 이후 “일부러 경기 막판에 은주를 넣지 않았다. 빠른 농구를 위해서였다. 트랩 수비도 원활했다”라고 했다. 임 감독은 신정자와 켈리 케인의 위협적인 하이-로 게임을 강하게 막지 않았다.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하은주를 투입하지 않은 것. 대신 강력한 협력수비와 트랩 디펜스로 외곽을 철저히 봉쇄했다. 그 결과 승리를 낚았다. 신한은행 가드들과 포워드들은 대체로 수비력과 수비 이해도가 좋다. 임 감독 특유의 노하우가 녹아든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은주의 투입은 오히려 독이다. 거탑 하은주는 공수전환이 느리다. 수비 폭도 좁다. 위협적인 속공과 강력한 수비를 위해선 하은주를 넣지 않는 게 오히려 낫다. 하은주의 컨디션이 100%가 아닌 상황에서 굳이 하은주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더구나 이날 KDB생명 켈리 케인의 몸 상태와 컨디션은 매우 좋았다. 신한은행으로선 높이로 맞붙을 놓을 필요는 없었다.
다만, 신장이 낮은 팀을 상대할 땐 적절히 하은주를 투입해 높이 강점을 확실하게 취할 수 있다. 어쨌든 하은주가 투입되면 스트릭렌 혹은 곽주영이나 조은주에게 미스매치를 유발한다. 하은주를 승부처에서 5~10분을 기용해 점수 차를 벌리고 분위기만 잡으면 성공이다. 하은주의 장, 단점, 신한은행 시스템의 장, 단점을 익히 잘 아는 임 감독은 하은주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비밀병기
결정적으로 하은주를 당장 마음껏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신한은행의 최종목표는 정규시즌이 아니라 포스트시즌이다. 하은주의 컨디션을 플레이오프에 맞춰 100%로 끌어올리는 게 필요하다. 신한은행의 전력상 3위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반면 선두 우리은행은 5경기로 달아난 상황. 준플레이오프가 없어졌기 때문에 정규시즌 2,3위는 큰 의미가 없다. 적절히 승률을 유지하면서 하은주의 몸 상태를 좋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한 농구인은 “임 감독이 하은주를 지난번 우리은행전에 투입한 건 의도적이었다. 대권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우리은행에 하은주가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면서 하은주의 몸 상태를 체크하는 효과가 있었다”라고 했다. 단순히 출전시간이 중요하진 않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신한은행이 3일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하은주의 투입 방법과 시기, 선수조합 등을 체크한 것 자체로 큰 수확이 있었다. 포커스를 포스트시즌에 두고, 하은주의 컨디션을 플레이오프에 맞추고 있다면 말이다.
물론 신한은행도 고민이 많다. 사실 하은주가 포스트시즌서 컨디션을 100%로 만들지는 미지수다. 이날 케인과의 매치업을 보면 외국인선수의 재등장 이후 상대 팀들이 느끼는 하은주의 위력이 확실히 예전과 같진 않다. 또한, 신한은행은 주전들이 크고 작은 잔부상에서 상당히 회복했음에도 여전히 경기력에 기복이 있다. 예전 통합 6연패 시절의 집중력과 차이가 크다. 임 감독은 이런 약점들과 하은주의 특성이 결합할 때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신한은행이 당장 비밀병기 하은주를 마음껏 활용하지 않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 임 감독의 치밀한 전략이라고 봐야 한다.
[하은주(위), 신한은행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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