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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일단 나쁘지 않다.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조추첨 결과가 공개됐다. 김연아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 회의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프로그램 조추첨서 3조5번째로 연기를 펼치게 됐다.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조추첨 방식은 ISU(국제빙상연맹) 세계선수권대회와 동일한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조추첨이 은근히 관심을 모았다. 선수별로 자신이 선호하는 순서가 있기 때문이다. 멘탈과 심리가 중요한 피겨스케이팅서 이는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김연아의 세계랭킹은 29위다. 세계 최강자 김연아의 세계랭킹이 29위인 건 이유가 있다. 일단 김연아가 지난 2년간 공백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부상도 있었고, 스스로 잠시 쉰 것도 사실이다. 그 사이 ISU 랭킹 포인트를 쌓지 못해 세계랭킹이 29위에 불과하다. 소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쇼트프로그램 추첨을 할 때, 6개조 5명에서 5개조 6명으로 방식을 바꿨다. 그리고 세계랭킹 상위 12인을 우선적으로 마지막 4~5조에 배치했다. 나머지 18명을 앞조에 배치하는 방식.
여자 싱글 참가자 중 세계랭킹 상우 12인에 들지 못한 김연아는 5~6조에 배정되진 않았다. 참가자 중에선 15번째로 랭킹이 높은 김연아는 조추첨에서도 15번째로 나섰다. 그리고 3조 5번째 순서를 뽑았다. 전체 17번째다. 김연아보다 세계랭킹이 높은 아사다 마오(일본)는 전체 30번, 5조 6번째 순서를 뽑았고, 러시아의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대리 추첨을 통해 전체 25번, 5조 첫번째로 연기하게 됐다.
김연아는 결국 리프니츠카야, 아사다보다 먼저 연기하게 됐다. 김연아로선 나쁠 게 없다. 피겨스케이팅이 진행 중인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는 빙질이 좋지 않다. 태릉 빙상장은 빙질이 딱딱한 편인데, 그곳은 움푹 패인 곳도 있고, 전체적으로 고르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고난이도 테크닉이 필요한 연기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선 당연히 초반에 연기하는 게 좋다. 지난 2년 공백기를 가진 김연아가 세계랭킹이 밀리면서 그만큼 앞에서 연기하게 된 건 행운이다. 그리고 김연아는 리프니츠카야, 아사다보다 먼저 연기하면서 그만큼 빙질이 좋은 상태에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게 됐다. 반대로 리프니츠카야와 아사다는 김연아의 점수를 확인한 뒤 연기에 들어간다.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김연아는 과거 수 차례 “유력 경쟁자들보다 먼저 연기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라고 했다. 김연아는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황에서 연기할 수 있다. 반대로 아사다의 경우 가장 마지막에 연기하게 돼 심리적 초조함이 극대화될 수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리프니츠카야의 경우 5조 첫번째로 연기한다. 각 조 6명의 연기가 끝난 뒤엔 정빙을 하는데, 리프니츠카야는 그나마 깨끗한 얼음에서 연기할 수 있다. 반면 김연아는 3조에선 상대적으로 뒤에서 연기하면서 약간의 변수는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연아로선 아사다와 리프니츠카야보다 먼저 연기하는 것 자체가 나쁘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한편, 박소연은 1조 2번째, 김해진은 2조 5번째로 나선다.
김연아는 20일 프리스케이팅을 치른 뒤 21일 쇼트프로그램을 치른다. 쇼트프로그램 조추첨은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곧바로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회의실에서 진행된다. 김연아는 현지 빙질 적응훈련 막바지에 들어갔다. 조 추첨도 나쁘지 않다. 피겨여왕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세계에 알리는 일만 남았다.
[김연아. 사진 = 올림픽공동취재단]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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