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신치용 감독 부러워 죽겠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4일 울산 롯데전을 앞두고 전력 얘기가 나오자 손사래를 쳤다. 류 감독은 “내가 보기엔 너무 약하다”라고 웃었다. 사실 9개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삼성은 삼성이란 시선이 우세하다. 삼성이 예년만큼의 힘을 발휘하진 못하더라도 결국 올 시즌도 레이스 주도권을 쥐고 흔들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류 감독은 그만큼 신중하다. 그는 “다 한번씩 붙어봐야 전력을 알 수 있다. 약팀이 없다. NC 같은 경우 외국인선수 1명 더 들어가는 게 엄청나다. 2년 사이 FA를 몇 명이나 모았나”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KIA, 한화와 붙어봤으니 롯데, 다음주엔 SK로 일정이 이어진다. 계속 부딪혀보겠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확실히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반대로 보면, 그만큼 류 감독은 우승 갈망이 크다. 야구인 최초로 감독 데뷔하자마자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 감독이 됐다. 최정상급 대우로 3년 재계약도 맺었다. 야구인들 중에선 남 부러울 게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우승이 또 하고 싶다. 류 감독은 문득 “어제 한화전이 취소된 뒤 버스를 타고 오면서 삼성화재가 우승하는 걸 봤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같은 삼성 그룹의 스포츠단인 삼성화재 배구단의 신치용 감독과 안면이 있다. 예전엔 삼성 스포츠단 감독이 간혹 식사 자리도 가졌지만, 최근엔 거의 만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도 류 감독은 신 감독과 안면이 있다고 한다. 술 자리도 가져봤다고 한다. 류 감독은 “삼성화재가 우승했길래 신 감독님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신 감독에게 “우승 축하합니다. 정말 훌륭하십니다. 이젠 푹 쉬십시오”라고 보냈다고 한다. 신 감독은 밤 늦게 류 감독에게 “류 감독, 고맙습니다”라고 답신했다고 한다.
류 감독은 신 감독과 문자를 주고 받으면서 “이야, 7연패를 으예 하노(어떻게 할까)?”라고 웃었다. 이어 “부러워 죽겠다”라고 껄껄 웃었다. 프로야구에서 통합 3연패를 일궈낸 감독이 V리그 챔피언결정전 7연패 감독을 부러워한 것이다. 물론 삼성화재의 7연속 우승은 대단한 일인 건 사실이지만 류 감독 역시 남 부럽지 않은 업적을 쌓았기에 류 감독의 반응은 사뭇 의외였다.
이때 덕아웃을 지나가던 김정수 매니저가 “삼성화재도 작년 가을에 우리 우승하는 걸 보고 부러워했을 겁니다”라고 웃자 류 감독도 격하게 동의하며 “맞다. 맞다. 그렇다”라고 했다. 3연패든 7연패든, 우승은 해도 해도 또 하고 싶은 것인 모양이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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