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아직 초반인데 벌써부터 활활 타오르고 있다.
역대급 용병 전쟁이 시작됐다. '막차'를 탄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가 마침내 데뷔전을 가지면서 외국인 타자 9명이 모두 베일을 벗었다.
히메네스는 비록 뒤늦게 데뷔전을 치렀지만 강렬한 첫 인상 만큼은 그 어느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지난 10일 사직 LG전에 4번타자로 나선 그는 1-1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1,2루 찬스에서 등장, 우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3점홈런을 터뜨렸다. 한국 무대 데뷔전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한 것이다.
히메네스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기 전에는 LG 조쉬 벨의 한방이 있었다. LG는 8회말 손아섭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맞아 0-1 리드를 내줬다. 그러나 벨의 한방으로 기사회생했다. 벨은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월 동점포를 쳤다. 당초 '수비형 선수'라는 평가에도 불구 벨은 벌써 홈런만 5개를 때리며 이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는 홈런 4방을 모두 잠실구장에서 터뜨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스위치히터인 그는 이미 좌우타석 홈런포를 1경기에 신고할 정도로 구장, 타석, 투수를 가리지 않고 괴력을 펼치는 중이다.
개막전에서 홈런포를 신고한 두산의 호르헤 칸투는 메이저리그 통산 104홈런을 터뜨린 괴력을 한국 무대에서도 유감 없이 펼치는 중이다. 가장 핫한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주목을 받은 SK 루크 스캇은 그 명성 그대로 한국 무대를 지배할 태세다. 잠실구장 담장을 밀어서 넘기는 괴력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겉으로 보기엔 순둥이 같지만 정확도와 파워를 갖춘 진짜 거포인 KIA 브렛 필도 활약이 대단하다. 현재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412)을 기록 중이며 이미 홈런 3방을 마크했다. 그에게 남은 관건이라면 불규칙한 출장 속에 타격감 유지가 가능하느냐는 점이다. KIA는 마무리투수를 외국인 하이로 어센시오를 쓰는 바람에 3명 보유, 2명 출전 규정을 따르려면 데니스 홀튼이 선발투수로 나설 경우 어센시오가 나올 경우를 대비해 필을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고 있다.
누구와 달리 한국이라는 나라, 마산이라는 도시를 좋아하는 NC 에릭 테임즈는 숙소 근처의 커피와 와플 맛에 힘을 얻었는지 회복된 괴력을 펼치고 있다. 홈런 2방을 때린 그는 전광석화 같은 배트 스피드를 필두로 NC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내외야를 겸할 수 있어 거포보다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이미지가 강했던 삼성의 야마이코 나바로도 벌써 홈런 2방을 터뜨려 주목을 받고 있다.
거포는 아니지만 3번타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화의 펠릭스 피에는 이제 대체 불가 선수로 자리했다. 피에가 지난 9일 마산 NC전에서 손에 고통을 느끼자 김응용 감독이 걱정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눈길을 끌었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그는 또다른 매력을 안겨준다.
넥센의 비니 로티노는 색다른 매력으로 프로야구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잇는 그는 지난 10일 목동 KIA전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2004년 한화에서 뛰었던 엔젤 페냐가 역대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용병 포수였으며 로티노가 10년 만에 명맥을 이었다. 앞으로도 넥센의 강타선 속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히메네스의 강력한 등장으로 이제 외국인 타자들의 전쟁은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초반부터 부진하는 선수 없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이들의 활약은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도 크나큰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히메네스가 사직구장 담장을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넘기는 장면이나 아무렇지도 않게 잠실구장 중앙 펜스를 넘기는 칸투의 괴력 등은 외국인 타자에게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다.
[히메네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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