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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신민아가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통해 지상계로 내려왔다. '여신'이라 불리던 그가 평범한 새색시 미영 역을 맡아 천연덕스럽게 '보통 여자' 매력을 발산한 것.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신민아는 4년 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잔소리쟁이 아내 미영으로 분했다. 그는 미술학원 강사로 맞벌이 부부의 애환을 살짝 보여주다가도, 이상과 현실이 다른 결혼생활에 우울해하며 앙칼진 잔소리를 퍼붓기도 한다. 물론 신혼부부인 만큼 알콩달콩한 모습으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건 기본 옵션이다.
이런 신민아의 모습은 그동안 대한민국 대표 여신 중 한 명으로 불려왔던 그와 사뭇 다른 느낌을 안기지만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본 후라면 평범한 캐릭터 역시 신민아에게 꼭 들어맞는 옷 중 하나임을 알게 된다.
신민아는 "시사회 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좋게 본 것 같아서 안심이 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졌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실 신민아는 이 작품이 지난 1990년 개봉된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리메이크인 줄 모른 채 시나리오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던 중 눈에 띄는 장면들이 보였고, 이를 통해 리메이크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부담감에 휩싸였다. 당대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였던 데다 자신이 연기해야 할 캐릭터가 고(故) 최진실이 연기한 인물인 것. 고인은 이 작품으로 신인상 수상의 영광과 함께 스타덤에 올랐다.
신민아는 "많이 부담스러웠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최진실 선배님은 시대의 아이콘이지 않나. 선배님을 참고하거나 따라하는 개념을 완전히 벗어났던 것 같다. 감히 그럴 수도 없고"라며 "현실의 미영은 각색된 좀 다른 부분들이 있다. 이런 부분에 집중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신민아에게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모든 장면 하나하나, 추억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는 후문이다. 원작이 있다 보니 부담감도 컸고 현장에서 감독, 배우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갔다. 특히 이런 작업을 통해 탄생된 여러 신들 중 빛을 발하는 장면은 조정석이 제안했던 자장면 신이다. 원작에서는 최진실의 얼굴이 자장면 그릇에 처박히는 수준에서 그치지만 이번 작품에는 웃음을 유발시키는 신의 한 수가 더해져 폭소를 유발시킨다.
신민아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잔인한 거 아니에요?'라고 했는데 그 장면이 포인트가 됐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정석 오빠는 똑똑한 배우인 것 같다. 나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신이 원작에서 워낙 임팩트가 강했던 신이다. 다들 원작의 그 장면을 기억해 부담감도 있었지만 조금 변화를 줘 더 웃긴 장면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배우에게 자장면에 얼굴을 처박는 신을 한 단계 더 꼬아 제안하고, 희생양이 되어야 할 여배우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을 만큼 현장 분위기는 돈독했다. 이런 분위기는 배우들의 반응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서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극찬들을 쏟아냈던 것. 신민아와 부부 호흡을 맞췄던 조정석은 "최고의 여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신민아 역시 "사람 자체가 좋다"며 조정석을 치켜세웠다.
신민아는 "영화에 들어가기 전 상견례 같은 걸 하지 않나. 정석 오빠는 잘 맞춰주고 본인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으로서 성향 자체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며 "사람 좋다는 표현을 하지 않나. 정석 오빠는 사람 자체가 좋다"고 말했다.
또 조정석의 강점으로 코미디를 고급스럽게 연기해 내는 것을 꼽았다. 신민아는 조정석 덕분에 현장에서도 웃으며 촬영할 수 있었고,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의 농담을 빌리자면 "이름은 정석인데 정석으로 표현을 안 한" 배우 조정석이었다고. 이와 함께 상대방을 배려하는 성격이라 결혼을 해서도 아내를 따뜻하게 아껴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신민아의 실제 성격은? 그는 스스로를 다중인격자인 것 같다고 말하며 장난기를 발산했다.
신민아는 "난 같은 사람과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또 굉장히 좋으면 날 드러낼 정도로 까불기도 하지만 낯가림이 심한 탓에 새침하게 보는 분들도 있다"며 "이제는 사람을 대하는 게 좀 편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도 조금씩 본연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신혼부부에 대한 영화인만큼 신민아가 꿈꾸는 신혼에 대한 궁금증도 일었다. 신민아는 무언가를 같이 하는 것에 대한 환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처음 몽타주 신에 있는 부분"이라며 "둘이 함께 고스톱도 치고 야식도 먹고 야구 중계도 보지 않나. 일상이긴 하지만 일상적인 걸 같이 계속 하면 재미있고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 평생 같이 사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환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4년 간의 연애 끝에 이제 막 결혼한 영민과 미영의 신혼생활을 그린 영화로 1990년 당대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였던 이명세 감독 연출, 배우 박중훈과 故최진실 주연의 동명 작품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오는 8일 개봉.
[배우 신민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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