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 여자는 침대에서 어떨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방송인 곽정은의 4일 SBS '매직아이' 발언에서 '남자'를 '여자로' 바꿨다. 이래도 지상파 토크쇼에 어울리는 쿨한 발언일까.
곽정은이 가수 장기하를 두고 한 발언이 논란이다. "가만히 앉아있을 때는 묵묵부답에 말수도 적어 보이는데, 노래할 때도 갑자기 나갔을 때 몸에서 나오는 폭발적 에너지가 있지 않냐. 그런 걸 보면 이 남자는 침대에서 어떨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성희롱에 가깝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다. 장기하가 지닌 두 매력을 설명하려던 의도로 보인다. 다만 굳이 '침대'란 단어를 꺼내 성적(性的)인 암시가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곽정은은 종합편성채널 JTBC '마녀사냥' 고정 패널이다. '마녀사냥'은 성적 발언이 넘쳐나 19세 이상 관람가임에도 종종 발언 수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었다. '매직아이'는 '마녀사냥'보다 시청자 연령층이 낮은 15세 이상 관람가다. '마녀사냥'에 등장했어도 논란 될 법한 말을 곽정은은 스스럼없이 했다. 가수 로이킴을 향해선 "키스 실력이 궁금한 남자"라고도 했다.
종종 예능에서 남성 연예인들에 대한 여성 연예인들의 과한 스킨십이나 발언이 눈살을 찌푸리곤 했다. 장난스럽게 볼에 뽀뽀를 하거나 갑자기 껴안는 장면이 '웃음거리'란 그럴듯한 명목 아래 반복됐다. 곽정은의 발언이 거리낌 없이 전파를 탄 것 역시 이런 잘못된 경향의 연장선상에 있다.
예능 속 남성 연예인들을 향한 여성 연예인들의 성적 발언과 행동은 개선돼야 한다.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만약 대상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다면 발언의 당사자에겐 관대한 웃음이 아닌 가혹한 비난만이 따랐을 게 분명하다.
제작진도 책임이 있다. 방송만 보면 당시 곽정은의 발언에 출연자들은 놀라긴 했으나 특별히 문제 삼은 이는 없었다. 가볍게 웃고 장난치며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제작진이라면 방송에 적절한지 판단하고 발언을 걸러 편집해서 내보냈어야 할 책임이 있다.
'매직아이'는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이다 첫 방송 4개월여 만의 폐지를 앞두고 있다. 비록 낮은 시청률이라도 지켜보고 있는 시청자들을 생각해 끝까지 책임감 있는 방송을 만들었어야 했다.
곽정은은 문제의 발언들을 한 후 "이런 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세상에선 다른 얘기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자유라니. 곽정은이 가리킨 '자유'가 넘치는 세상이 될까 두렵다.
[방송인 곽정은.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