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중, 하위권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현재 프로농구는 정확히 1강3중6약이다. 모비스가 선두독주체제를 갖췄다. 오리온스는 개막 8연승 이후 확실히 주춤하다. 결국 18일 kt전 패배로 4위 추락. SK와 동부도 모비스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SK 동부 오리온스는 모비스와 함께 확실한 4강(혹은 1강3중)을 형성했다.
문제는 상위권 4팀과 중하위권 6팀의 격차가 제법 벌어졌다는 것. 4위 오리온스와 5위 LG는 무려 4.5경기 차이가 난다. 그런데 5위 LG부터 최하위 삼성까지 중하위권 6팀은 촘촘히 붙어있다. LG와 삼성은 단 2경기 차에 불과하다. 상위권 못지 않게 하위권 판도가 통째로 뒤흔들리는 것 역시 눈에 띈다. 의미가 크다.
▲kt와 전자랜드의 반격
kt와 전자랜드는 시즌 초반 반짝하다 나란히 8연패, 9연패를 떠안았다. 최하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19일 현재 6승10패와 5승10패로 6~7위로 도약했다. 경기력이 바닥을 쳤다. kt는 8연패 이후 3승1패로 좋다. 전자랜드 9연패 탈출 희생양이 됐지만, 삼성, KGC를 잡고 분위기를 바꿨고 18일 강호 오리온스마저 26점차로 대파했다. 전자랜드 역시 9연패 이후 kt, 삼성을 상대로 2연승으로 반등했다.
아직 검증을 더 받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대진운이 좋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엿보인다. kt와 전자랜드는 공통적으로 높이가 떨어진다. 세부적으로는 고민이 달랐다. kt는 조성민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태풍 의존도가 너무나도 높아졌다. 외국인선수들의 기량도 썩 좋지 않은 상황. 그런데 최근 이재도가 맹활약하고 있다. 삼성전 28득점 이후 18일 오리온스전서도 24점을 퍼부었다. 스피드와 외곽슛을 갖춘 이재도가 전태풍에게 쏠린 수비를 분산시켜주고 있다. 새 외국인선수 에반 블락도 오리온스전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면서 찰스 로드에게 집중된 옵션을 나눠 가졌다.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에게서 파생되는 공격을 펼치는 시스템. 그러나 포웰의 위력이 예전만 못하면서 공격력이 무뎌졌다. 주태수, 이현호 등이 강력한 수비력으로 높이 열세를 커버해줘야 하는데 그 역시 여의치 않았다. 최근 전자랜드는 신인 정효근이 조금씩 프로에 적응해가고 있다. 높이와 스피드를 고루 갖춘 자원. 어떻게든 팀에 적응시켜야 한다.
▲불안한 KCC-KGC-삼성
현재 가장 불안한 팀이 KCC(5승11패) KGC(4승10패) 삼성(4승11패)이다. 최근 페이스가 너무나도 좋지 않다. 사실 KCC, KGC의 추락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두 팀은 김태술과 강병현, 장민국을 맞트레이드했다. 그러나 지금까진 아무런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 KCC는 최근 5연패 포함 9경기 1승8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하승진의 몸 상태가 예전보다 훨씬 빨리 올라왔지만, 김태술과 하승진, 하승진과 타일러 월커슨, 디숀 심스 등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다. 한 농구관계자는 “태술이는 발빠른 선수와 같이 뛰어야 신이 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KGC는 박찬희, 강병현이 돌아온 오세근과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한다. 이동남 감독대행도 “둘 다 볼 없는 움직임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속공은 위력적이지만, 오세근, 리온 윌리엄스와의 약속된 플레이가 원활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 오세근과 윌리엄스의 개인기량으로 뽑아내는 점수가 많다. 장기연승도, 장기연패도 없지만, 승수 쌓기 속도가 더디면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리오 라이온스-이동준-김준일로 이어지는 빅 라인업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5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최근 3경기 연속 20점차 이상 대패를 당했다. 경기내용이 너무 좋지 않다. 김준일이 빠지면서 빅 라인업이 무너졌다. 또 느린 공수전환, 외곽수비의 약점 등 빅 라인업 고유의 약점을 메울 카드가 부족하다. 경기를 운영해야 할 가드진도 많이 불안하다. KGC, KCC, 삼성은 반등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게 공통적인 고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4강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LG 행보와 판도변화 주축은
LG는 주포 데이본 제퍼슨이 비 시즌 옳게 몸을 만들어오지 못했다. 그래도 빠른 속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6일 전자랜드전서 팔꿈치를 다치면서 완전히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 1라운드서 강제 휴식을 취했던 문태종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지만, 제퍼슨 공백은 상상 이상이다. 다만 중하위권 팀들 중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여전히 가장 좋다는 점, 제퍼슨이 복귀하고 문태종, 김종규와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면 상위권 팀들도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희망적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다. 이 판도가 계속 갈 것 같진 않다. 크게 흔들릴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결국 중위권을 염두에 둔 발언. 승부는 상대적이다. 여전히 2라운드 중반. 부상, 전술적 변화 및 연구 등 판도를 뒤흔들만한 변수는 많다. 현 시점에선 4강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팀은 없다. 벌어진 경기 차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내부적인 정비가 이뤄질 경우 시즌 막판 상위권에 위협을 가할 팀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유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가면 또 달라진다.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적은 중하위권에 처졌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팀은 많다. 당연히 상위권 4강도 안심할 수 없다. 상위권 팀들 역시 불안요소가 있다. 중하위권 팀들의 상승세와 맞물릴 경우 흐름은 언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중하위권 6팀의 내부적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kt 선수들(위), 전자랜드 선수들(가운데), 제퍼슨과 라이온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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