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시장이 확실히 식었다.
19명이 배출된 FA 시장. 8명이 원 소속구단과의 1차협상 마지막 날에 극적으로 도장을 찍었다. 그날 최정과 윤성환이 86억원, 80억원으로 FA 계약 투톱에 올랐다. 타 구단 협상이 시작되자마자 kt가 3명(박기혁 박경수 김사율)의 선수를 데려갔고, 한화도 권혁을 깜짝 영입했다. 그리고 두산이 외부 시장에 나온 최대어 장원준을 84억원에 잡으면서 단숨에 윤성환 계약 규모를 넘어섰다.
그러나 두산이 지난달 29일 장원준을 영입한 뒤 이틀간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억’소리가 저절로 났던 FA 시장이 급격히 식어버린 느낌. 현재 미계약자는 총 6명. 배영수 이성열 나주환 이재영 송은범 차일목이 주인공, 이들은 2일과 3일까진 타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4일이 되면 다시 친정팀과도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 1월 15일까지 전 구단과 협상 가능한 FA 미계약자들. 그 이후에는 FA 자격을 박탈당하고 보통의 선수들처럼 1년 계약만 체결할 수 있다.
▲외부 FA시장, 사실상 문 닫았다
현재 외부 FA 시장은 사실상 문을 닫았다고 보면 된다. 구단들은 이미 원 소속구단 협상이 결렬된 일부 선수들의 요구 조건이 지나치게 크다고 해석해 적지 않게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 또 구단들은 외부 시장에 나온 선수들 중 장원준 정도를 제외하곤 당장 내년 팀 전력을 엄청나게 끌어올려줄 수 있는 임팩트를 지닌 선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어쨌든 외부 FA를 영입하면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특급 FA가 아니라면 손익가치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FA 시장 자체의 인플레이션도 엄청난 상황.
LG는 장원준에게 한 때 관심을 가졌으나 두산이 장원준을 데려간 뒤 외부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미 한도 3명을 채운 kt, 장원준을 영입한 두산도 FA 시장서 지갑을 닫았다. FA 3명을 모두 놓친 롯데와 FA 대상자가 없었던 NC는 애당초 외부 FA 영입에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삼성과 넥센도 외부 시장에 참전하지 않는 게 기본적 방침. 결국 한화 SK KIA 정도가 지갑을 열만 한데 지금까지 나서지 않은 걸 보면 남은 이틀간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대다수 야구관계자의 해석.
▲FA 미계약자들의 행보는
이런 이유와 정황으로 FA 시장이 급격히 식었다. FA 시장이 식는다는 건 구단들의 관심이 낮아졌다는 의미. 그렇다면 시장논리상 FA 미계약자들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8~90억원 이상가는 고액계약 가능성은 낮다. FA들이 협상테이블에서도 자신의 요구조건을 관철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예전과는 달리 1월 15일 이후에도 얼마든지 계약할 수 있다. 그러나 1월 15일 이후엔 일반 선수들과 같이 1년 계약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박’의 꿈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제부터는 FA 협상테이블에서 구단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구단 입장에선 굳이 손해보는 장사를 할 이유가 없다.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FA를 데려가고 싶다면 1월 15일 이후 1년 계약하면 그만이다.
친정팀들의 반응도 주목된다. 현 시점에서 FA 미계약자 6인방은 외부 시장 평가가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4일부터 다시 친정팀과 협상테이블을 우선적으로 차릴 가능성이 크다. 역대 FA 시장을 돌아봐도 외부 시장에서 계약하지 못한 FA가 친정팀과 2차협상서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았다. 2010년 박한이가 대표적 케이스. 친정팀 역시 2차협상테이블에서도 FA와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1월 15일 이후 1년 계약하면 된다. 끌려 다닐 이유가 전혀 없다.
FA 6인방을 살펴보면, 삼성 프랜차이즈 이미지가 굳건한 배영수, 최근 2년간 부진했지만, 여전히 우완선발로서 가치가 있는 송은범 등은 6인방 중 상대적으로 계약을 수월하게 성사할 수 있는 FA로 분류된다. 배영수의 경우 최근 삼성 팬들이 간절히 재계약을 바라고 있다. 이재영 나주환 차일목 이성열도 가치는 충분하다. 결국 FA 6인방 모두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냉정하게 돌아보는 게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 협상 요구조건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부터 배영수 송은범 차일목 나주환 이성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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