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마운드는 장외 3인방이 필요하다.
대부분 팀은 개막 이후 첫 선발로테이션에 맞춰 선발투수를 차례대로 1군에 등록한다. 그때까지 야수 숫자를 늘리는 경우가 많다. 삼성도 마찬가지. 1일 선발 윤성환과 2일 선발 타일러 클로이드가 당일에 각각 등록됐다. 대신 내야수 김태완에 이어 2일 포수 1명이 1군에서 빠진다. 삼성은 주말 LG와의 원정 3연전서 알프레도 피가로-차우찬-장원삼을 차례로 선발로 내세우면서 5인 로테이션을 완성한다.
그렇게 되면 마운드 전력이 베스트일까. 아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몇몇 불펜 보직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또한, 류중일 감독이 생각하는 ‘장외 3인방’이 있다. 개막 이후 1군에 등록되지 않은 비밀병기들. 이들은 현재 2군에서 움직이고 있다. 류 감독은 그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인방의 실체와 공백
류 감독은 1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1군에 추가로 포함돼야 할 투수로 정인욱, 김현우, 심창민을 꼽았다. 정인욱은 지난해 상무 시절 어깨 통증으로 공을 많이 던지지 못했다. 그 여파가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졌다. 부상에선 회복됐지만, 구속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130km대에 그친 정인욱은 제구력이 그렇게 정교한 편도 아니다. 결국 연습경기부터 난타를 당했다. 시범경기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개막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류 감독은 “체계적인 훈련 중”이라고 했다.
김현우는 삼성에 귀한 우완 정통파. 덩치도 좋고, 구위도 좋다. 그러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허리 통증으로 귀국했다. 류 감독은 “처음엔 좋았는데 홈런 몇 개를 맞은 뒤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 이후 허리가 아프다고 하더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심창민 역시 팔꿈치가 약간 뻐근해 개막엔트리에선 빠졌다. 김현우와 심창민은 현재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류 감독의 마운드 운영 구상엔 애당초 이들 3인방이 포함돼 있었다. 김현우가 안지만을 받치는 우완 셋업맨으로 성장하길 바랐고, 심창민은 권혁의 이탈로 약화된 불펜을 안지만과 함께 실질적으로 이끌어주길 기대했다. 정인욱은 어지간해선 5선발로 낙점하고 싶어했다. 그래야 차우찬을 안지만과 함께 좌우 메인 셋업맨으로 활용, 예년보다 약화된 불펜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
▲보이지 않는 경쟁
류 감독은 이들 3인방의 몸 상태와 구위가 회복될 경우 1군에 올릴 계획이다. 물론 컨디션이 좋지 않아 다시 2군으로 보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1군에 있어야 베스트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현재 그들의 공백은 김건한, 권오준, 신용운 등이 메우고 있다. 시즌 초반 이들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김건한과 신용운은 호조. 김건한은 3월 29일 대구 SK전, 31일 수원 KT전서 연이어 2이닝 무실점했다. 31일 수원 KT전서는 구원승도 챙겼다. 신용운도 3경기서 1⅔이닝 무실점 호투. 31일 수원 KT전서 ⅔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홀드를 수확했다. 1일 경기서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건한과 신용운은 박빙 승부서 흔들리지 않으면서 류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아직 좀 더 검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신용운의 경우 지난해 수술과 재활을 거쳤다는 점에서 시즌 초반 호투가 더욱 인상적이다. 현 시점에선 두 사람이 박근홍 안지만 임창용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에 편입돼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장기적으로는 김현우, 심창민 등과의 엔트리 경쟁이 불가피하다.
다만 베테랑 권오준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안하다. 3경기서 2⅔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6.75로 좋지 않다. 3월 31일 KT전서는 ⅔이닝 1실점했으나 백정현이 남긴 주자를 모두 홈으로 보내줬다. 1일 경기서는 승부가 갈린 9회 등판했으나 1이닝 1실점, 깔끔하게 막아내지 못했다. 류 감독은 권오준을 두고 “막으라고 내보냈는데 실점하면서 믿음을 주지는 못했다”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면서 전성기에 비해 구위는 떨어진 상황. 다만, 다양한 변화구와 노련한 경기운영능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
류 감독은 “백정현은 롱 릴리프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오른손 롱릴리프의 경우 김건한은 물론, 김현우가 복귀할 경우 맡을 수 있는 보직. 정인욱이 1군에 올라올 경우 어느 보직을 맡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그의 보직에 따라 연쇄적으로 보직을 이동하거나 1군에서 말소되는 투수가 나올 수 있다. 심창민의 경우 구위만 올라오면 필승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장외 3인방과 기존 1군 투수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시작된 모양새다.
[위에서부터 정인욱, 심창민, 김현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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