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강진웅 기자] 중증장애 탓에 한쪽 팔로만 야구를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갖고 있는 소년의 시구가 비로 인해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던 윤석민 선수와 직접 만나는 등 뜻 깊은 시간이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이뤄졌다.
당초 KIA는 28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주니어 야구선수인 김성민(15)군을 초청해 시구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광주 지역에 내린 비로 취소되며 아쉽게 시구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김군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 윤석민과 만나며 뜻 깊은 추억을 갖게 됐다.
용인 신촌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군은 어린 시절 머리를 다치며 왼쪽 팔과 다리를 쓰지 못한다. 하지만 장애에도 불구하고 김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해 지금은 용인시 수지구 주니어야구단에서 당당히 우익수로 뛰고 있다.
김군이 좋아하는 팀은 KIA 타이거즈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윤석민이다. 김군은 어렸을 적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리틀야구단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야구를 배웠다. 김군은 해태와 KIA의 팬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KIA를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됐다. 이 사연을 접한 KIA 구단은 김 군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시구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날 시구가 비로 무산되자 김군은 “오래 기다렸는데 날씨 운이 따르지 않는다”며 “서울은 비가 안 내려서 취소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천 취소가 아쉽다. 하지만 윤석민 선수와 만나고 강한울 선수와 캐치볼 한 것이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군은 이날 윤석민과 직접 만나 유니폼에 사인을 받았고, 강한울과 캐치볼을 하면서 시구가 취소된 아쉬움을 달랬다.
김군이 윤석민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11년 윤석민이 17승 5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탈삼진)에 올랐던 시즌이었다. 당시 윤석민의 맹활약을 본 김군은 이후 윤석민의 열렬한 팬이 됐다. 자신의 유니폼 등번호도 윤석민이 예전에 달던 21번이다.
김군은 “제 포지션이 투수는 아니지만 윤석민 선수가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서 좋아졌다”며 “또 예전부터 윤석민 선수가 던지면 웬만해서는 실점을 안 하는 투수여서 항상 든든했다. 윤석민 선수가 선발은 아니지만 마무리로서 팀에 안정감과 승리를 가져다 줄 것 같다. 오늘 윤석민 선수를 만나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석민은 김군에게 “야구 열심히 하고 기회가 되면 또 만나자”고 말하는 등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KIA 구단은 추후 일정을 감안해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군의 시구 행사를 다시 열 계획도 갖고 있다. 비록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되며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갖고 있는 소년의 감동적인 시구가 아쉽게 무산됐지만, 이날 챔피언스필드는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강한울과 캐치볼 중인 김성민군.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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