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 삶과 사람의 이야기를 전한다.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인생의 밑바닥을 헤매는 19세 양아치 소년과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19세 소년이 우연히 만나 함께 버킷리스트를 시행하며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창작뮤지컬.
양아치 소년 강구와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해기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소년에서 막 나온 강구는 부모에 대한 분노와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차 있다. 기댈 곳은 없다. 그래서 더 강한 척 세상을 향해 욕을 퍼붓는다. 세상을 등지려 하는 이유도 이 때문. 센척 굴지만 결국엔 사랑이 부족한 어린 아이다.
해기는 강구와는 조금 다르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고 나름 성실하게 살아 왔다. 그러나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버킷리스트 수행으로 채우기 위해 용기를 낸 소년이다. 삶을 갈구하지만 현실은 해기를 외면했다.
이렇게나 다른 두 소년이 만났으니 두 사람의 이야기는 기구할 수밖에 없다. 버킷리스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죽어도 슬퍼하지 않을, 아무런 관계도 없었던 강구의 시간을 사고 두 사람은 그렇게 함께 하게 된다.
극과 극의 두 사람이 만났기에 두 사람의 만남은 더 기구하고 사람에 대해 더 생각하게 한다. 극 말미 해기의 '기'와 강구의 '구'를 합한 '기구한 콘서트'가 더 깊게 와닿는다. 아직 삶의 순리를 받아들이기엔 어린 나이, 사람을 대하는데 서툰 두 사람이 버킷리스트를 수행해 가며 자신들도 모르게 쌓여가는 우정은 결국 삶과 사람을 되돌아 보게 한다.
세상과 이별을 고하려 했던 강구는 삶을 갈구하는 해기를 보며 서서히 변화한다.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른 아이러니한 상황, 티격태격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 결국 두 사람 모두를 변하게 하고 죽음 앞에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마이 버킷 리스트'는 시한부 삶을 사는 해기가 등장하지만 그의 죽음보다는 삶에 더 집중하게 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슬픔보다 가슴 따뜻함이 더 진하게 전해지는 이유도 이 때문. 삶에 대해 생각하고 그 삶을 이루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가슴 따뜻한 작품이다.
2인극인 만큼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도 넘친다. 공연계에서 많은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박유덕 이규형 이지호 주민진이 강구 역, 배두훈 김지휘 김성철이 해기 역을 맡아 주거니 받거니 활력 넘치는 연기와 노래를 선보인다. '마이 버킷 리스트'는 웃는 얼굴로 세상과 작별하고, 웃는 얼굴로 세상과 마주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5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 공연시간 100분. 문의 02-332-4177.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 공연 이미지. 사진 = 라이브 주식회사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