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년만의 재대결이다.
넥센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했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선착한 두산과 10일부터 5전 3선승제로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은 2013년 준플레이오프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넥센이 1~2차전을 모두 잡았으나 두산이 3~5차전을 모두 잡아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정확히 2년만에 준플레이오프서 다시 만났다.
두 팀의 기본적인 컬러는 2년 전과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마운드보다는 타선에 강점이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파고 들면 약간의 차이점도 보인다. 결과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손쉽게 결정되지는 않을 듯하다. 그만큼 두 팀의 전력이 거의 대등하다. 정규시즌 상대전적도 8승8패.
▲기적의 불펜, 이번에는
두산은 2013년 준플레이오프 5경기, 플레이오프 4경기, 한국시리즈 7경기 등 총 16경기서 9승7패를 기록했다. 당시에도 불펜은 허약했다. 그러나 베테랑 정재훈 이재우를 축으로 윤명준 홍상삼 변진수 오현택 등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힘을 냈다. 2년 전과 비교해보면 정재훈이 롯데로 떠났고 이재우의 준플레이오프 출전은 불투명하다. 오현택과 윤명준이 건재하지만, 함덕주 이현승이 새롭게 가세, 신구조화를 이뤘다. 노경은은 당시 선발 요원이었으나 이번엔 불펜, 특히 전천후 롱릴리프로 힘을 보탤 수 있다.
타선에선 2년 전 최준석이 6타수 3안타(2홈런) 타율 0.500으로 MVP에 올랐다. 그리고 이종욱 임재철 손시헌 등이 중심을 잡았다. 그들은 그 해를 끝으로 모두 두산을 떠났다. 대신 김재호와 허경민이 주전 유격수와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 외야에도 민병헌과 정수빈이 풀타임 주전을 꿰찼다. 이들을 대신할 젊은 백업들도 성장했다. 베테랑들이 빠져나갔으나 두산 공수주의 무게감은 그리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마운드, 특히 불펜에서 안정감을 유지해주느냐에 달렸다.
결정적으로 사령탑과 코칭스태프가 대거 바뀌었다. 2013년 김진욱 감독 체제가 2년만에 막을 내렸고, 지난해 송일수 전 감독에 이어 올 시즌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은 초보답지 않는 섬세한 시즌 운영이 돋보였다. 아킬레스건인 불펜 보직을 시즌 내내 세부적으로 조정하면서 한 시즌을 버텨왔다. 팀 컬러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장치와 움직임에선 분명 2년 전과 차이가 있다.
▲강정호 대신 조상우
넥센은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2013년 곧바로 가을잔치를 치렀다. 당시 두산에 밀려 플레이오프 꿈을 접었지만, 그 때를 계기로 강팀으로 거듭났다. 넥센의 공격적인 기본 컬러는 같다. 다만 2년 전에는 강정호가 박병호와 쌍포를 구축했었다. 서건창, 유한준, 김민성 등 지난해와 올해 대폭발한 선수들이 소중한 경험을 쌓은 무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강정호와 송지만이 없고, 서건창, 유한준, 김민성은 완벽한 주축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막강 타선의 위용은 여전하다.
마운드에선 2년 전이나 지금이나 확실한 국내 선발투수가 없는 게 다르지 않다. 이 부분은 염경엽 감독의 영원한 고민이기도 하다. 올 시즌의 경우 한화에서 트레이드 한 양훈을 시즌 막판부터 선발로 쓰기 시작했고, 이번 준플레이오프서도 선발 등판 예정이다. 다만, 전체적인 무게감은 여전히 불펜에 있다. 2년 전에는 손승락과 한현희에게 의존했다면 지금은 오른손 파이어볼러 조상우가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등장했고,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면서 한 층 성장했다. 현 시점에선 손승락보다도 좀 더 안정감이 있다.
염경엽 감독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밴헤켄을 소모했지만, 2차전을 생략하면서 마운드 소모를 최소화했다. 이틀을 쉬기 때문에 별 다른 데미지 없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게 됐다. 그는 2년 전 준플레이오프서 두산에 역스윕 당한 걸 훗날에도 매우 아쉬워했다. 그 때와 비교했을 때 두 팀의 전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멤버 구성은 사뭇 달라졌지만, 장, 단점은 여전히 비슷하다. 다만, 넥센과 염 감독은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 반면 두산은 그 사이 감독을 두 차례 바꾸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2년만의 재회, 그 결말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두산 선수들(위), 넥센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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