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박하나와 고아라가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가 KB와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규리그 4경기가 남은 현재(21일 오전) 순위는 15승 16패 공동 3위. 2위 KEB하나은행에는 3경기 반 차로 뒤져있어 사실상 KB, 신한은행과의 경쟁을 통해 플레이오프행 막차를 탑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중요한 승부처에서 삼성생명에 호재가 찾아왔다. 슈터 박하나, 고아라가 살아난 것. 두 선수는 지난 19일 우리은행전에서 절정의 슛 감각을 선보였다. 고아라는 40분 풀타임을 뛰며 3점슛 5개를 포함 17득점에 성공했으며 박하나는 3점슛 4개를 포함 19점의 맹활약으로 팀의 4연패를 끊어냈다.
4연패 기간 동안 두 선수의 저조한 경기력은 임근배 감독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4연패의 시발점이었던 4일 우리은행전에서 고아라는 3점, 박하나는 2점에 그쳤고 이어진 두 경기에서도 부진을 겪다 14일 KB전에서는 급기야 두 선수 모두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임 감독은 “(고)아라와 (박)하나가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에 마음속으로 부담을 많이 느낀 것 같다. 사실 우리 팀에는 이미선을 빼고 플레이오프, 순위 싸움 등 큰 경기를 제대로 경험해본 선수가 별로 없다”며 “매 경기 순위 싸움이 이어지다 보니 부담감이 커지며 슛을 쏠 때 경직됐다”라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경희대 시절부터 정확한 외곽슛 능력을 바탕으로 슈터로 활약했던 임 감독은 두 선수의 고충을 십분 이해하고 있었다. 임 감독은 “나도 현역 시절 슈터였다. 경험 상 찬스가 나면 무의식적으로 슛을 던져야 성공률이 높았다”며 “슛을 강하게 의식하면 밸런스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두 선수들에게 ‘마음을 놓아라, 제로(zero)에서 다시 시작해라, 플레이오프 신경 쓰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남은 경기에 임해라’라는 조언을 해줬다”라고 전했다.
조언의 효과는 그대로 경기에 드러났다. 우리은행전 고아라는 7개의 3점슛을 던져 5개를 성공했고 박하나 역시 5개 중 4개를 림에 꽂아 넣었다. 높은 적중률을 보인 것도 고무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찬스가 났을 때 과감하게 팔을 뻗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박하나는 경기 후 “마음을 비우면 슛이 잘 들어가는데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었다. 감독님 말씀에 과감하게 슛을 던졌다”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잔여 경기는 단 4경기. 사실상 29일 청주에서 열리는 KB와의 경기가 3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키아 스톡스, 배혜윤의 인사이드와 더불어 고아라, 박하나의 외곽포가 살아난 삼성생명이 지난 두 시즌 플레이오프 좌절의 아픔을 딛고 봄 농구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하나(좌)와 고아라(우)(첫 번째 사진), 작전지시하는 임근배 감독(두 번째 사진). 사진 = WKBL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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