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 '해어화', 한효주라는 꽃·천우희의 향기에 취하다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스크린에 ‘해어화’라는 꽃이 피었다.

‘해어화’는 박흥식 감독의 신작이다. 1943년을 살고 있는 세 남녀 소율(한효주), 연희(천우희), 윤우(유연석)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의 제목인 ‘해어화’란 말을 이해하는 꽃이라는 뜻으로, 기생이자 예인을 일컫는다.

소율과 연희는 마지막 남은 경성 제일의 기생학교인 대성권번의 동무로, 어린시절부터 둘도 없는 친구다. 이런 두 사람 사이에 윤우가 나타난다. 윤우와 소율은 마음을 나눈 사이. 윤우는 가명으로 활동 중인 당대 최고의 작곡가로, 민중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선의 마음’을 작곡하려 한다.

소율은 사랑하는 윤우의 노래 ‘조선의 마음’을 자신이 부르고 싶다는 꿈을 꾼다. 하지만 윤우의 마음을 사로잡은 목소리는 바로 연희의 목소리. 윤우는 “모두의 것이 돼야 하는 목소리가 ‘조선의 마음’이 돼야 한다”며 소율이 아닌 연희에게 자신의 노래를 불러줄 것을 요청한다. 이후 세 남녀의 엇갈린 운명이 시작된다.

이런 스토리를 지닌 ‘해어화’는 한효주라는 꽃에 감탄하고 천우희의 향기에 흠뻑 취하는 영화다.

한효주가 연기한 소율은 한 송이 꽃이나 다름없다. 빼어난 미모와 어린 나이에 정가의 명인이 된 노래 실력, 우아한 춤사위는 스크린 밖에서도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특히 한효주는 기존 볼 수 없었던 연기 변신을 감행, 배우로서 새로운 얼굴을 확인케 한다. 사랑에 빠진 모습부터 극에 치달은 인물의 감정까지, 다양한 면면을 선보인다.

천우희는 누구나 빠져들 만한 매혹적 향기를 발산한다. 수수와 도발을 넘나드는 외모의 변화,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묵직한 울림을 안기는 목소리, (전사가 편집된 탓이 크지만) 단면적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는 능력까지 다재다능한 능력을 과시한다.

유연석이 연기한 윤우는 이런 두 꽃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인물. “이런 세상에서는 출세를 하는 게 죄악”이라며 노래로서 조선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하는 작곡가로 분한 유연석은 댄디남의 정석을 보여준다. 영화 속 등장하는 윤우의 피아노 연주를 모두 직접 쳤을 만큼 수준급 피아노 실력까지 자랑한다.

이들 인물들을 더욱 아름다운 꽃으로 보이게 만들어주는 것이 ‘해어화’ 속 의상과 세트다. 이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미장센을 뽐내는데 한복과 양장, 기모노 등 다양한 의상과 1940년대를 재현한 세트 등이 당시 특유의 분위기까지 담고 있다. 오는 13일 개봉.

[영화 ‘해어화’ 포스터와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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