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T 선발진은 시즌 초반 위기를 맞았다.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투수 3명 중 2명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슈가 레이 마리몬이 15일 수원 SK전 직후 팔꿈치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했다. 요한 피노는 17일 수원 SK전 직후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호소,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마리몬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다. 조범현 감독은 19일 수원 두산전을 앞두고 "지금은 아프지 않다고 한다. 내일(20일) 불펜피칭을 보고 (복귀시점을)결정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피노의 부상은 심각하다. 최소 6주 공백이 예상된다. 실제 복귀까지 그보다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있다. KT로선 기다릴 것인지, 교체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토종선발진의 기회
올 시즌 KT 선발진은 독특하게 운영됐다. 조 감독은 마리몬, 피노, 트래비스 밴와트를 주축으로 엄상백, 정대현, 주권, 정성곤을 고루 활용했다. 이들은 선발로 뛰는 동시에 1+1 개념으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불펜 등판까지 소화했다. 선발 등판 간격이 길어진 투수가 +1으로 구원 투입됐다. 선발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운영.
마리몬과 피노의 부상으로 이 구상은 일단 중단됐다. 국내 선발투수들이 차례로 로테이션을 돌며 공백을 메워야 한다. 마리몬이 조기에 복귀할 경우 약간의 여유는 생긴다. 그렇다고 해도 토종 선발투수들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
아직 토종 선발투수 중 누구도 선발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로선 기회다. 늘어난 기회 속에서 조 감독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KT 선발진은 토종들의 무게감이 높아져야 한다. 어차피 KT는 내년부터 외국인선수 혜택(4명에서 3명으로 조정)이 사라진다. 규정상 1명은 무조건 타자다. 결국 선발진에서 외국인투수 1명이 사라져야 한다는 의미. KT로선 마리몬과 피노가 이탈한 현 시점이 오히려 선발진 내구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다.
▲조범현 감독의 조언
KT 마운드는 젊다. 1군 주축투수 대부분 20대다. 김사율이 1군에서 제외되면서 30대는 홍성용이 유일하다. 20대 투수 대부분 구위가 싱싱하다. 하지만, 잠재력을 실전서 터트리지 못했다. 조 감독은 "작년보다는 올해 더 좋아졌다. 올 시즌에도 지금보다는 5~60경기를 치르면 더 좋아질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하다. 마운드 운영능력과 임기응변능력이 부족하다. 좋은 공과 감재력이 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지나치게 긴장하는 경향이 있다. 한 가운데로 던져 큰 타구를 내주면서 실점하는 패턴이 잦다. 조 감독은 "너무 긴장해서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한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마운드에서의 마인드 문제다. 코치들이 많이 얘기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또 하나. 조 감독은 "투수는 1구, 1구 목적이 있어야 한다. 같은 몸쪽 코스의 공이라도 1B2S와 2S서 넣는 목적은 다르다. 차이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 투수들은 포수 사인을 보고 공을 넣기만 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경기운영 측면에서도 조 감독은 "예를 들어 슬라이더가 주무기라고 치자. 그러나 어떤 날은 제구가 잘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면 아예 던지지 않거나 던지더라도 볼로 유인하는 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포수의 리드가 중요하다. 그러나 투수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도 있다.
KT 선발진은 위기이자 기회다. 조 감독의 조언을 실전서 실천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갈 수 있다.
[마리몬(위), 피노(가운데), 주권(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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