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농구가 또 한번 비상사태를 맞이했다.
첼시 리(KEB하나은행)가 특별귀화 서류 위, 변조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26일 알려졌다. WKBL, KEB하나은행, 대한민국농구협회는 발칵 뒤집혔다. 농구계는 충격적이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하나은행은 WKBL로부터 첼시 리의 할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입증 받았다. 때문에 2015-2016시즌을 앞두고 국내선수 자격으로 3년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사실상 외국선수 3명이 뛰는 효과를 누렸다. 리는 신인왕 포함 6관왕에 오르며 하나은행의 창단 첫 통합 준우승을 이끌었다.
▲신분논란 재점화
하나은행과 WKBL, 대한민국농구협회는 2015-2016시즌 막판부터 리의 특별귀화를 준비했다. 6월 13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낭트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에 참가하는 위성우호에 승선시키기 위해서다. 이달 초 대한체육회로부터 특별귀화 대상자로 추천을 받았다. 대한체육회는 곧바로 리 관련 신분서류를 법무부에 넘겼다. 법무부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서류를 검토, 국적심의위원회를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검토과정에서 특별귀화 서류의 위, 변조 가능성을 포착,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강지식)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가 끝날 때까지 리의 특별귀화 절차는 중단된다. 이 문제가 매듭지어져야 법무부 국적심의원회 개최 여부가 결정된다.
첼시 리의 부모는 리가 어릴 때 모두 세상을 떠났다. 리는 입양가정에서 자랐다. 때문에 하나은행과 WKBL은 리의 신분을 밝히는 게 쉽지 않았다. 사실 하나은행 외에도 리에게 관심을 가진 구단들이 있었지만, 불분명한 신분을 이유로 영입을 포기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끈질긴 추적 끝에 리의 아버지 제시 리와 한국인 할머니 현숙 리의 신분 자료를 입수, WKBL에 제출했다. WKBL은 국내 한 법무법인의 검증, 리가 태어난 미국 주정부의 확인을 거쳐 하나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WKBL이 지난해 11월 17일 관련 서류 일부를 언론에 공개, 리의 신분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하나은행을 제외한 WKBL 구단들, 일부 농구관계자들은 이후에도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다. 결국 특별귀화 진행과정에서 법무부가 제동을 걸었다. 현재 리는 WNBA 워싱턴 미스틱스 훈련 캠프에 참가 중이다. 특별귀화가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귀국, 진천선수촌에 합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로 향후 행보가 불투명해졌다.
▲발칵 뒤집힌 농구계
만약 검찰이 리의 특별귀화 서류가 위, 변조됐다고 결론을 낼 경우 한국농구에 미치는 파장은 어마어마할 전망이다. 일단 리와 하나은행의 성적은 허위가 된다. WKBL과 하나은행은 책임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리의 특별귀화에 협조한 농구협회와 특별귀화 대상자로 추천한 대한체육회도 마찬가지다. 경우에 따라서 지난해 KBL을 강타했던 승부조작 그 이상의 핵폭탄급 스캔들이 될 가능성도 있다. WKBL 양원준 사무총장은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리의 기록과 하나은행의 성적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했다.
WKBL과 하나은행은 초비상이다. 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라는 게 농구관계자들 설명. 26일 언론보도가 나오기 전 검찰 수사착수를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도 "당혹스럽다. WKBL, 하나은행을 믿고 특별귀화를 진행 중이었다. 검찰수사를 지켜보겠다"라고 했다. 농구관계자들도 충격적이고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리 논란과 별개로 여자농구대표팀은 25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올림픽 최종예선에 대비, 합숙훈련 중이다. 대표팀 관계자들은 검찰 수사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25일 리가 대표팀에 합류하면 좋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WKBL, 하나은행만큼 검찰 수사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농구계는 검찰 수사를 숨죽이고 바라본다. 현 시점에선 첼시 리와 관련, 그 어떤 상황도 속단할 수 없다.
[첼시 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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