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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별거 40년 째. 배우 신성일의 아내 엄앵란의 얼음장 같던 마음이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2일 밤 MBC '휴먼다큐 사랑' 1부에서는 온 국민의 주목을 받으며 축복 속에 부부가 됐지만 스캔들, 별거 등 화제를 모았던 원조 세기의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엄앵란과 신성일' 편이 방송됐다.
팔십에 접어든 엄앵란과 신성일 부부에게 뜻밖의 시련이 찾아왔다. 아내의 유방암 선고와 수술. 이를 계기로 남편 신성일은 합가를 바랐다. 하지만 40년째 각자의 삶에 익숙해진 부부에게 합가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특히 젊은 시절 신성일의 외도 등으로 받은 상처에 엄앵란의 마음은 굳게 닫힌 상황.
지난해 가을 방송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았던 엄앵란은 "여배우가 돼서 부끄러운 거 보이기 싫어서 안 했어요"라며 검진을 받지 않았던 이유를 밝혔다.
엄앵란을 간호 중인 딸은 "이때까지 돈 버느라고 자기 관리도 못하고 바보 같이. 그 검사는 왜 안 해서 내가 그렇게 하라고 그랬는데"라며 굵은 눈물 방울을 흘렸다.
일상생활도 쉽지 않은 상황. 홀로 걸음을 옮기는 것도 어려웠다. 그런 엄앵란 때문에 신성일은 현재 사는 영천에서 2, 3일이 멀다 하고 서울을 올라오고 있다.
대수술을 받고 퇴원 한 엄앵란에게 신성일은 더 살가워진 태도로 다가갔다. 자신의 음식을 챙기는 신성일을 향해 엄앵란은 "나는 날라리야. 80 넘으면 부인은 일하는 거 아니야"라며 흐뭇한 웃음을 보였다.
우족탕을 사들고 집으로 들어온 신성일은 "고기도 예쁜 것"이라며 엄앵란을 알뜰히 챙겼다. 다리 마시지도 직접 해줬다.
신성일은 "(셋째 딸) 수하가 하는 것도 좋지만 남자 손이"라며 딸에게 "네 엄마 젖가슴을 안 만져줘서.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고. 남자 불편한 곳에는 여자 손이 와야 되고, 여자 불편한 곳에는 남자 손이 들어와야 해. 그래야 병이 낫는 거라고" 했다.
신성일이 집을 나서자 엄앵란은 "남편이 오면 어려워요. 꽉 누르고 이거 지적하고 저거 지적하니까. 그 양반은 정리정돈하고 바를 정자로 사니까. 그러니까 해방감이야"라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합가에 대해 엄앵란은 "서로 자유롭게 살자 고요. 꼭 붙어살아야 하는 것만은 아니지 않나. 경아 아버지도 들어 오면 답답해서 못 살 거예요"라는 생각을 밝혔다.
함께 살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과거 신성일의 스캔들. 엄앵란은 "나가지고 아파트 여자들이 반상회 해서 그 여잘 내쫓으라고 했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성일은 엄앵란 옆에서 "그때 미안했지"라며 처음으로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이제는 몸이 불편한 아내 엄앵란이기에 신성일은 "솔직한 말로 수화의 몫을 좀 내가 갖고 간호 아니지 옆에서 내가 돌봐줬으면 하는 게 내 진정 어린 소리예요"라며 합가를 바라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마음의 준비가 안 될 수도 있어요.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 보니까. 이제는 굉장히 이해하는 쪽으로 노력한다는 걸 느끼긴 느껴요"라며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엄앵란은 "누구든지 나갈 땐 마음대로 나가도 들어올 때는 맘대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에요. 그게 예의에요. 수족 못쓰고 이러면 모시지. 아직까진 수족이 팽팽해서 갈 데가 많은 사람을 왜 잡아 들여요"라고 얘기했다.
두 사람은 종전보다 더욱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엄앵란은 신성일이 머물고 있는 영천에도 내려가며 조금씩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였다.
엄앵란은 대수술 후 마주했던 남편 신성일의 얼굴을 떠올리며 "든든하더라고. 참 든든하더라고. 그런 데서 병이 낫는 것 같아요. 든든해"라고 고백했다.
또 엄앵란은 "기둥은 쓰러지지 않거든요. 그리고 변하지도 않아요"라며 남편 신성일을 향한 믿음도 드러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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