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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시대는 저물고 있는가.
‘마이 리틀 자이언트’가 북미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평론가의 호평과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빛나는 마크 라이런스의 호연도 영화를 구하지 못했다. 버라이어티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블록버스터 감각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3일(현지시간)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마이 리틀 자이언트’는 북미에서 1,958만 달러, 해외에서 390만 달러를 벌어 들여 2,348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1억 4,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현재로선 제작비 회수도 어려워 보인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냐가 관건이다.
‘마이 리틀 자이언트’는 거인 세계로 납치된 고아 소피와 그 곳에서 꿈을 채집하는 거인의 위험한 모험을 그린 판타지 어드벤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천재작가 로알드 달의 소설을 원작으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디즈니와 처음으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미국 영화매체 ‘더 랩’은 ‘마이 리틀 자이언트’가 흥행에 실패한 7가지 이유를 분석했다.
1. 옛날의 스필버그가 아니다.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최근의 가족영화는 애니메이션 ‘틴틴의 모험’이었다. 북미 7,700만 달러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2억 9,640만 달러에 그쳤다. 그의 마지막 흥행작은 2008년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으로 7억 8,66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2. 도날드 달은 조앤 롤링이 아니다.
도날드 달의 원작 ‘BFG’는 1982년 출간됐다. 유명 출판상을 받고,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책이지만, ‘해리포터’같은 대중성은 갖추지 못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2001년 첫 영화가 나온 이래 아직까지 출간되고 있다.
3. BFG는 무슨 뜻인가.
한국 제목은 ‘마이 리틀 자이언트’로 바꿔 이해하기 쉽지만, 미국에선 ‘BFG’로 개봉했다. 약자는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 참고로, BFG는 Big Friendly Giant의 줄임말로, 우호적인 거물이라는 뜻이다.
4. 스타가 없다.
윌 퍼렐이나 드웨인 존슨이 거인 캐릭터를 맡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마크 라이런스는 뛰어난 배우이지만, 스타는 아니다.
5. 제작비가 너무 비쌌다.
도날드 달의 책은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처럼 흥행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마크 라이런스도 흥행 보증수표는 아니다. 아무리 ‘흥행 귀재’ 스필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더라도, 1억 4,000만 달러의 제작비는 위험했다.
6. 거인은 친근하기 보다는 무섭게 보인다.
커다란 귀, 반짝이는 눈, 주름진 얼굴은 가족관객에게 낯설었다. 도리의 귀여움은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이끌었다.
7. 타이밍이 나빴다.
디즈니는 ‘마이 리틀 자이언트’가 개봉할 때 쯤, ‘도리를 찾아서’의 열기가 가라앉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도리의 열기는 식지 않고 계속 달아 올랐다. ‘도리를 찾아서’는 북미에서 3억 7,225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디즈니는 ‘도리를 찾아서’로 웃다가 ‘마이 리틀 자이언트’로 울고 있다.
[사진 제공 = 디즈니, AFP/BB NEWS]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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