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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힙합뮤지션 버벌진트(36·본명 김진태)가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될 당시의 모습이 KBS 2TV '추적 60분'을 통해 방송된다. '추적 60분' 측은 '도로 위의 묻지마 살인–음주운전' 편 촬영 중 버벌진트의 단속 적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 "남은 살아있는 사람들 상처는, (마음) 속에 넣고 사는 거 아닙니까." - 김모씨(피해자 유가족)
지난 6월 10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도로. 외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젊은 부부와 5살 아들, 외할머니는 차 안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전속력으로 달려오던 차량이 서 있던 가족의 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5살 아들은 엄마, 외할머니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
순식간에 목숨을 잃은 세 사람. 당시 가해 차량의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122%로 만취상태였다. 음주운전 사고로 한 순간에 세 명의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무엇보다 5살 시우는 집안의 유일한 아이었다. 가족들을 웃게 하던 보배 같은 웃음을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사건 당시 찍힌 영상 속에는 끔찍했던 사고의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도로교통공단의 영상 감정 결과, 만취상태였던 운전자는 정지신호를 수차례 위반하며 시속 140km에서 최고 149km까지 속력을 내 달리다 피해 차량과 충돌했다.
▲ 예고됐던 전국 일제 음주단속, 그 결과는…
인천의 일가족 사망사건 이후, 경찰은 6월 13일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전국 1547곳에서 일제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했다. 단속 현장을 취재하던 제작진은 경찰을 발견하고 도주하는 차량을 포착했다. 잠시 뒤 경찰차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버벌진트였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67%였다. 심지어 그는 일제 단속 사실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일반인들도 음주운전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일제단속을 사전에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려 584명이 적발됐다. 100일 면허 정지나, 면허 취소를 당하고도 "괜찮을 줄 알았어요", "좋은 경험이죠" 등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 이들은 왜 이렇게 음주운전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일까?
▲ 음주운전 솜방망이 처벌, 이대로 좋은가
지난해 10월 새벽, 환경미화원 유선용씨와 박노흥씨는 여느 때처럼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한적한 도로 위에는 잔뜩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차를 몰고 가는 50대 남성이 있었다. 이 차는 점점 속도를 높이다 앞서가던 청소차와 충돌하고 말았다. 이 사고로 유선용씨는 한 다리를, 박노흥씨는 두 다리를 모두 절단해야 했다.
고통스러운 것은 치료과정 뿐만이 아니었다. 아무 잘못 없이, 사고를 당해 다리를 잃은 이들이지만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갈 앞날을 생각하면 가족에 대한 미안함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두 가정을 풍비박산 낸 음주운전 사고. 하지만 가해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14년 기준, 대한민국 음주 사망사고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율은 60%에 달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때문일까. 지난해 국내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24만 건이 넘고,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만 583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인구 2배가 넘는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2014년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는 단 227명. 음주운전 처벌법과 단속기준을 강화한 결과, 2000년에 비해 무려 82%가 감소한 것이다.
'추적 60분'은 6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
[버벌진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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