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재난영화는 뻔한 공식이 있다. 감당할 수 없는 재난에 맞닥뜨린 주인공이 사력을 다해 위기를 극복하는 것. 이 과정에서 휴먼 감동 코드를 넣어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다. 그러나 ‘터널’은 누구나 아는 감동 스토리를 거부한다. 재난 장르의 흔한 공식을 깬다는 각오다. 여기에 ‘암살’의 천만 듀오 하정우, 오달수, 그리고 ‘괴물’의 배두나까지 ‘천만 배우들’이 뭉쳤다.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리얼 재난 드라마이다.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 X ‘암살’ ‘베테랑’ 하정우
‘터널’은 기존 영화에서 흔히 다룬 비현실적인 재난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터널을 소재로 다뤄 리얼리티를 높인다. ‘끝까지 간다’로 스릴과 서스펜스를 창출하는데 일가견을 보인 김성훈 감독의 2년 만의 복귀작이다.
김성훈 감독은 “영화는 영화, 현실은 현실이어야 하는데 요즘은 현실에서 영화 같은 일이 너무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사회에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실을 배경으로 한 재난 스토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라며 컴백 소감을 밝혔다.
‘암살’ ‘베테랑’의 하정우는 터널에 갇히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혼자서 테러를 감내해야했던 그는 이번엔 터널 안에서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하정우의 티켓파워가 기대된다.
현실 공감 X 사회비판
한국은 유독 대형 재난사고가 많은 나라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이 대표적이다. 믿고 싶지 않지만 실제 눈 앞에서 벌어진 참사가 잊을만하면 반복된다. ‘터널’은 이처럼 한국에서 일어날 지도 모르는 터널 붕괴를 소재로 삼아 현실성을 살렸다.
특히 터널에 갇힌 단 한 사람을 구하는데 매진하기 보다는 점차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사회 현실을 비판하는 대목은 최근 한국사회를 뒤흔든 참사사고를 떠올리게 만든다. 극 초반, 그를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조작업에 매진하던 사람들과 무사귀환을 응원하는 국민들은 진척이 없는 구조상황 앞에서 등을 돌린다.
김성훈 감독은 “인간의 생명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인데, 희생자의 수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오히려 한 사람이 거대한 재난을 홀로 마주했을 때 외로움이나 두려움은 더 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형식의 재난영화
일반적인 재난영화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스케일의 재난과 수많은 희생자, 이를 극복해나가는 영웅의 이야기가 없다. 터널 속에 갇힌 한 남자를 구하기 위해 터널 밖에서 벌어지는 사회상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재난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8월 둘째주 개봉 예정.
[사진 제공 = 쇼박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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