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선두권을 질주 중인 NC에게 뜻하지 않은 악재가 터졌다.
지난 해 데뷔 첫 10승을 거둔 선발투수 이태양(23)이 지난 달부터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NC는 20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KBO에 실격처분과 계약해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이태양과 함께 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아직 수사 결과는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NC의 결정은 단호했다.
주축 선수가 이러한 사건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G는 지난 2012시즌을 앞두고 큰 시련을 겪었다. 박현준과 김성현이 경기조작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아 KBO로부터 영구 실격 조치된 것이다.
당시 조인성, 송신영, 이택근 등 FA로 빠져나간 선수들도 많은 LG였기에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격'이었다. LG는 시즌 중반까지는 5할 승부를 하며 선전했으나 역시 전력의 공백은 무시할 수 없었다. 결국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LG와 달리 NC는 후반기 개막과 함께 선발 자원 1명을 잃어버리는 악재를 만났다. 이태양은 이미 지난달 2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였다. 지금까지는 크게 공백을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우천 순연된 경기가 가장 많은 NC는 65경기가 남아 있다.
지금 NC는 선발투수진이 탄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에이스' 에릭 해커가 두 달 간의 공백을 깨고 복귀했지만 여전히 최고 구속은 140km 초반대다. 2선발 재크 스튜어트는 8승 5패 평균자책점 4.80을 거두고 있는데 지난 해 후반기에 보여준 극강의 피칭과는 거리가 있다.
결국 토종 영건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창단 때부터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한 이재학은 8승 3패 평균자책점 4.86을 기록 중이다. 직구와 체인지업 등 투피치에 의존하고 있는 그는 좀처럼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마산 SK전에서 8⅓이닝 12탈삼진 무실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한 이후 7경기에 나섰으나 한 경기에 6이닝 이상 던져본 적이 없다.
올해 선발투수로 전환한 이민호는 5승 5패 평균자책점 5.57을 기록 중인데 풀타임 선발이 처음이다보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커의 빈 자리를 메웠던 정수민은 3승 1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마이너리그 출신인 그는 역시 국내에서는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다.
김경문 NC 감독은 해커의 복귀를 앞두고 이태양, 정수민 등 선발 운용을 두고 "상대 팀을 보고 상황에 맞게 기용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를테면 넥센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정수민을 전략적으로 배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태양의 이탈로 이러한 전략적 기용은 더욱 어려워졌다.
가뜩이나 예비 선발 자원이 부족해 '새 얼굴'이 등장하고 있는 NC의 실정이다. 이태양의 전력 이탈로 NC는 기존 선발투수들의 분발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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