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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디어 리우다.
손연재(연세대)가 사실상 시니어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이제 단 1개월도 남지 않았다. 리우올림픽 리듬체조는 8월 18일과 19일에 진행된다. 올림픽 리듬체조는 FIG(국제체조연맹) 월드컵시리즈, 세계선수권과는 달리 종목별 결선 없이 개인종합 예선과 결선으로만 승부한다.
손연재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니어 무대에 뛰어들었다. 2011년 몽펠리에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11위에 오르며 2012년 런던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당시만 해도 손연재에게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 시니어 톱랭커들이 모두 참가하는 대회는 '경험의 장'이었다. 그래서 런던올림픽 5위는 손연재로선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쉼 없이 달려온 4년
4년이 흘렀다. 손연재를 향한 국내, 외 시선은 확실히 달라졌다. 손연재는 세계, 아시아 국제대회를 숱하게 경험하면서 폭풍성장했다. 당연히 주위에서 손연재를 평가하는 잣대가 높아졌다. 언젠가부터 손연재의 시니어 최종목표는 리우올림픽 메달에 맞춰졌다. 러시아 등 리듬체조 강국들도 손연재를 우승후보는 아니지만, 강력한 다크호스로 여긴다.
지난 몇 년간 손연재를 취재하면서 리듬체조 관계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독종'이었다. 낯선 러시아에서 온갖 텃새를 참아가며 조금씩 성장해왔다. 타고난 신체조건이 톱랭커들에 비해 불리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가능성과 한계의 간극을 좁혀왔다.
지난 4년간 리듬체조 월드컵 시리즈에 거의 빠짐 없이 참가하면서 경험과 한계를 동시에 맛봤다. 부딪히고 깨지는 과정을 통해 맞춤형 전략을 수립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채점 규정에 맞춰 장점인 표현력을 극대화했다. 기술의 난조를 높였다. 약점인 체력은 보완했다. 올 시즌에는 포에테 피봇의 발 동작을 꼿꼿이 세웠다. 댄스스텝도 추가했다. 손연재가 발휘할 수 있는 역량 속에서 최대한 많은 점수를 챙기기 위한 변화다.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엄청난 노력이 요구됐지만, 손연재는 버텨냈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까지 치료해가며 실전서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2013년, 2015년 아시아선수권 3관왕,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우승,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3관왕, 2014년 리스본월드컵 우승 등 각종 국제대회서 수 많은 메달을 따냈다. 올해 과달라하라 월드컵서 개인종합 74.200점으로 자신의 최고점수를 경신했다. 각 종목별로 18점대 후반을 기본적으로 받는 세계적인 톱랭커로 거듭났다.
▲사실상 시니어 피날레
런던올림픽 이후 손연재의 최종 목표는 자연스럽게 리우올림픽으로 설정됐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판세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금메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계랭킹 1~2위를 다투는 야나 쿠드랍체바, 마르가티나 마문(이상 러시아)의 벽은 넘기 힘들다. 두 사람은 리듬체조 선수로서 모든 면에서 완벽함을 자랑한다. 손연재보다 한 수 위의 최강자들이다. 최근 러시아의 도핑 파문으로 두 사람의 올림픽 불참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지난 25일 IOC는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 여부를 각 종목 단체에 맡겼다. 두 우승후보는 정상적으로 올림픽에 참가할 듯하다. 러시아가 최근 리듬체조 국제대회서 금지약물을 복용한 혐의는 없다.
손연재의 현실적인 목표는 동메달이다. 개인종합 3위를 놓고 다툴 선수가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다. 최근 손연재는 스타니우타에겐 근소하게 앞섰지만, 리자트디노바에겐 근소하게 뒤졌다. 결국 손연재의 리우올림픽 동메달은 결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전통적으로 올림픽이 월드컵시리즈보다 채점 기준이 엄격해 변수가 많았다. 리듬체조 불모지 브라질에서 열리는 것도 변수다. 누가 실수를 덜 하느냐의 싸움이기도 하다.
손연재는 7월 말 리우에서 현지적응훈련을 시작했다. 7월에 예정된 몇 차례 월드컵 시리즈를 건너뛰고 조기 리우행을 결정했다. 올림픽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겠다는 의도. 고지가 눈 앞이다. 손연재의 후회 없는 마지막 무대가 곧 펼쳐진다.
[손연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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