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터닝포인트는 어디에 있을까.
선두 두산이 충격의 4연패에 빠졌다. 2위 NC마저 최근 주춤하면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2.5경기 차에 불과하다. 두산은 6월~7월 초까지만 해도 NC에 7~8경기 차로 여유있게 앞서면서 선두 독주체제를 갖췄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독주체제는 사실상 무너졌다.
두산은 7월에 치른 6차례 3연전 시리즈서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한화와의 이번 주말 홈 3연전도 먼저 2패를 안으면서 루징을 확정했다. 7월 성적은 8승12패로 좋지 않다.
7월 들어 투타밸런스가 좋지 않다. 전반기 막판과 후반기 초반에는 타자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하향세였다. 최근 타선은 눈에 띄게 살아났다. 2경기 연속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득점권과 승부처에서의 응집력은 여전히 시즌 초반에 비해 부족하다. 결정적으로 마운드가 눈에 띄게 흔들린다. 이현승과 정재훈 중심의 불펜 시스템이 불안하다. 심지어 선발진마저 삐걱거린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잠시 1군에서 제외됐다. 5선발은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정해야 한다. 기존 선발들마저 페이스가 좋지 않다. 양의지의 부상 이탈도 결과적으로는 뼈 아프다.
▲언젠가 찾아올 위기, 바로 지금이다
두산은 4~5월에 너무 잘 나갔다. 일부 관계자들은 "두산이 좋은 전력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인데 그 정도로 치고 나갈 줄은 몰랐다"라고 했다. 하지만, 오버 페이스를 했다고 보긴 어렵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의 컨디션을 철저히 관리하며 경기를 운용했다. 아픈 선수들을 절대 무리시키지 않았다. 주전들에게 적절히 휴식을 부여했다. 주축 투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타선의 경우 활황세가 예상 이상이었다는 게 내부적인 판단이다.
야구는 사이클이 있다. 잘 나갈 때가 있으면 주춤할 때가 있다. 지금 두산은 그 최저점을 찍는다고 보면 된다. 잘 나갔던 타선은 하락세를 겪을 수밖에 없다. 3할 타자가 흔해진 시대지만, 여전히 타격은 7할의 실패가 용서되는 고도의 작업이다. 그래도 최근 타격 사이클은 회복세에 들어섰다.
투수들 역시 장기레이스에서 항상 제 몫을 해낼 수는 없다. 최근 마운드 균열은 예상했던 리스크다. 니퍼트는 본래 잔부상이 많은 타입이다. 티가 나지 않았지만, 5선발과 불펜은 오래된 불안요소다. 이 부분들이 이달 타선 침체와 맞물려 좀 더 부각됐을 뿐이다.
▲터닝포인트는
중요한 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보통 투타가 동반 침체됐을 때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실마리를 풀면서 팀 전체적인 사이클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기대하지 않았던 백업들의 활약, 벤치의 허를 찌르는 운용 등이 대표적이다.
두산은 백업 야수층이 두껍다. 언제든 뉴 페이스들이 사고를 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백업들을 적절히 중용해왔다. 지금이야말로 김 감독의 날카로운 눈매가 빛을 발할 때다. 마운드 역시 5선발 혹은 롱릴리프 쪽에서 의외의 활약이 나오면 팀 분위기는 얼마든지 반전될 수 있다.
그래도 두산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김 감독이 굳건히 팀을 장악하고 있다. 프런트는 3년 연장계약으로 힘을 실어줬다. 또한, 김 감독은 분명한 원칙 속에 시즌을 운용하고 있다. 7월 들어 팀이 눈에 띄게 흔들리지만, 좀처럼 조바심을 내거나 평소와 달리 성급한 운용을 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선수들을 묵묵히 지켜보고 믿음을 보냈다. 선수들이 벤치의 눈치를 보며 경직될 일이 없다. 자신만의 페이스만 찾으면 팀 사이클은 다시 올라갈 수 있다.
다만, 최근 4연패를 끊고 터닝포인트를 잡기 위해 김 감독이 의도적으로 나설 수는 있다. 평소 김 감독은 경기 중 작전구사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허를 찌르는 작전구사, 공격적인 투수 교체 등을 예상해볼 수 있다. 어쨌든 연패가 길어지면 좋을 건 없기 때문이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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