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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백업가드를 어떻게 할까.
모비스 간판스타 양동근은 개점휴업 중이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지속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시즌 준비가 시작됐지만, 양동근은 정상적으로 팀 훈련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양쪽 햄스트링이 모두 좋지 않다"라고 했다.
당연히 24일 동부와의 프로아마최강전 1회전도 결장했다. 양동근이 빠지자 모비스는 동부에 패했다. 양동근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유 감독조차 "가드가 없으니까(양동근 공백) 볼이 돌아가지를 않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모비스는 박구영과 이지원이 볼 운반과 경기운영을 도맡았다. 경기 초반 코트밸런스, 슛 셀렉션 등이 좋지 않았다. 양동근이 있었다면 정비했겠지만, 공백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1쿼터 단 6점에 그쳤다. 경기 막판 맹추격했지만, 윤호영의 결정적인 득점을 막지 못해 패배했다.
결국 올 시즌 모비스의 농사는 양동근 백업가드에 달렸다. 공식적으로 리빌딩을 선언한 지난 시즌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오히려 백업가드 중 한 명인 김종근이 KGC로 이적했다. 양동근이 시즌 개막과 동시에 몸 상태를 회복하더라도 적은 나이가 아닌 걸 감안하면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
▲네이트 밀러
모비스는 지난 시즌 언더사이드 빅맨 2명(커스버트 빅터, 아이라 클라크)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구단은 리오 라이온스가 아킬레스건 파열로 퇴단한 뒤 클라크를 영입, 함지훈까지 빅맨 3명으로 시즌을 운용했다.
엄밀히 말하면 세 명의 빅맨은 골밑에서 공존하지 못했다. 유 감독은 지속적으로 공간활용의 문제를 지적했다. 해답을 제시했지만, 선수들을 완벽히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올 시즌 외국선수를 뽑기 전에도 유 감독은 "고민 중"이라는 말을 했다.
결국 외국선수 한 명은 가드를 볼 수 있는 자원으로 선발했다. 네이트 밀러다. 187cm에 100kg을 넘는 체구를 갖고 있다. 언더사이즈 빅맨이면서 가드도 볼 수 있다. 유 감독도 "동근이 백업으로도 생각하고 뽑았다"라고 했다.
결국 모비스로선 기존의 골밑 강점을 살리면서도 가드로도 활용 가능한 밀러를 선발, 양동근의 플랜B를 대비했다. 밀러의 가드로서의 역량은 아직은 검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선수를 보는 눈이 까다로운 유 감독님의 선택이라면 믿음이 간다. 10분 정도만 원활하게 볼 배급을 해줘도 모비스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대성
히든카드가 있다. 이대성이다. 궁극적으로 1번을 맡기고 양동근을 2번으로 완전히 돌리는 게 이상적이다. 포인트가드로서 이대성의 잠재력, 양동근의 몸 상태와 체력을 감안하면 그렇다. 유 감독은 이대성이 입단한 뒤 이 작업을 위해 꾸준히 공을 들였다. 그러나 드리블이 길고 볼을 갖고 있는 시간이 긴 약점을 완전히 고치지 못한 채 상무에 입대했다. (그런 습관은 팀 공격밸런스를 깨트린다) 그는 내년 1월 제대, 모비스에 돌아온다.
유 감독은 "(상무가) 최근 우리와 연습경기를 한 번 했다. 또 자기 혼자 다 하고 다니더라. 드리블을 줄이고 볼 소유 시간을 줄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KCC전(상무 프로아마최강전 1회전 상대)에는 많이 좋아졌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대성은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 안정적인 볼 컨트롤 능력과 수비력, 패스센스를 고루 갖췄다. 결정적으로 그 누구보다 농구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와 노력 및 연구하려는 의지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유 감독도 "농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가 좋다"라고 수 차례 언급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런 잠재력을 포인트가드로 성장하는 것에 효율적으로 녹여내야 한다.
양동근의 플랜B는 근본적으로 이대성이다. 다만, 올 시즌에도 4라운드 초반까지는 이대성 없이 박구영, 이지원 등이 양동근의 백업을 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밀러도 가드로 뛴다. 이대성이 돌아올 때까지 잘 버텨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유재학 감독과 밀러(위), 이대성(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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