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이계벽 감독 "유해진, '삼시세끼'와 똑같아"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유해진 형은 배우로서는 물론이고 인간적으로 정말 좋은 분이에요. 선배 배우가 영화 촬영장을 이끌어줬고 후배 이준을 중심으로 잘 따라와줬어요. 아마 영화과 워크샵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복수는 나의 것' 연출부로 시작해 '올드보이' 조연출, 그리고 2005년 '야수와 미녀'로 본격적인 첫 연출을 시작한 이계벽 감독은 '럭키'를 통해 본격적인 코미디 연출에 나섰다. 최근 스릴러, 느와르 등 센 수위의 영화들이 중심인 극장가에 반가운 코미디 장르다. 특히 '유해진'을 필두로, 그가 다양한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했던 것의 집약체다.

"(유)해진이 형은 나는 꼭 주연으로 올라가야돼, 라는 생각이 없더라고요. 좋은 배우의 인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조연에 참여하든 주연으로 참여하든 의미를 굉장히 뒀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배우의 성향을 봤을 때, 물론 스타급, 기존에 주연이나 그런 분들도 있지만 이 영화에 어울리는 분이 누굴까, 형욱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분이 누굴까 생각했을 때 유해진 배우가 해준다고 했을때 정말 기뻤어요. 그 분의 위치를 떠나서 인간적이고 편안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만한 배우라고 생각했거든요."

앞서 유해진은 인터뷰에서 "하찮은 배우는 있어도 하찮은 배역은 없다"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단역부터 주연의 자리까지 밟아왔다고 말했다. 연극 시절부터 확고했던 '무대'라는 자리는 그에게 어느 배역 하나라도 소중했다. 이계벽 감독은 '럭키'를 촬영하면서 배우로, 인간 유해진으로도 푹 빠졌다.

"대중들에게는 굉장히 편안하고 연기를 잘 하는 분이긴 하지만 영화계에 있는 사람에게 유해진이라는 배우는 사실 어른이에요. 경험도 많고 오랜 세월 이 쪽에서 영화하는 스태프들과 호흡했던 기억이 많으니까 어른이라고 봐야하죠. 현장에서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상의하는 과정이 있는데 정말 편안하게 대화하듯 해줬어요. 그러니 다른 배우들이 얼마나 편하겠어요."

이계벽 감독은 '삼시세끼'를 언급하는 기자의 말에 "어, '삼시세끼' 모습이랑 평소가 완전 똑같다"라고 말하며 반가워했다. '삼시세끼' 속 손호준, 남주혁 등 후배 배우들을 대하는 방식이 '럭키'에서 조윤희, 이준 등에게 배려하는 모습과 똑닮아있다고 말했다.

"아마 그래서 시청자 분들이 자연스럽고 꾸미지 않은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평상시 모습대로 하는 구나, 싶었어요. 어떤 얘기를 했을 때 가벼운 농담들, 편안하게 해줬어요. 촬영장에서 '잘 생겼다'는 말에 옆에서 웃고 있으면, '왜 웃어? 왜 웃는거야? 난 잘 이해가 안되는데'라고 하세요.(웃음)"

유해진은 '럭키'로 멜로 장르의 맛을 잠시 봤다고 말했다. 극 중 유해진은 조윤희와 깜짝 멜로 라인이 그려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유해진의 순수하고 다정한 모습이 그려진다.

"유해진 배우의 멜로요? 전 앞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골목길에서 두 사람이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훈훈하고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졌어요. 그 장면 촬영이 끝나고 난 다음에 '멜로 하셔야 하는거 아니에요?'라고 형에게 말했어요. 목소리도 정말 좋으시잖아요. 언젠가 꼭 멜로를 하실 것 같아요."

[이계벽 감독.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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