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당연히 영향이 있을 것이다."
두산 민병헌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대표팀에 선발됐다. 대표팀 경력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에 잇따라 출전했다. 다만, KBO리그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진행되는 국제대회는 처음으로 나선다.
과거 WBC 사례를 살펴보면 WBC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들이 시즌을 치르면서 성적이 떨어지거나 부상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WBC 출전 이후 개막한 시즌서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들도 있었다. 아직 WBC를 경험하지 못한 민병헌으로선 계산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최근 두산 선수단 첫 소집현장에서 만난 민병헌은 "시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말은 거짓말인 것 같다. 당연히 영향이 있을텐데 얼마만큼인지는 시즌을 치러봐야 할 것 같다. 경험을 해봐야 알 것 같다"라고 했다.
체력 관리가 관건이다. 민병헌은 "나는 시즌을 치를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렇게 빨리 운동을 시작하면 시즌 도중 체력이 떨어질 수 있어 걱정이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2월 중순 실전(WBC 연습경기 및 평가전)에 들어가는 걸 감안하지 않을 수도 없다. 민병헌은 "운동을 놓고 있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시즌 후 3~4주 쉬었다. 초조했다. 이제는 운동을 계속해야 될 것 같다. 쉬더라도 하루라도 운동을 하고 쉬어야 한다"라고 했다.
다만, 벌크업 강도를 조금 줄였다. 민병헌은 "벌크업을 하면 좋지만, 부상 우려도 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허리와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벌크업을 할 시간에 다른 부위의 강화운동을 시작했다"라고 했다. 그의 지론은 명확하다. 민병헌은 "몸이 커져야 파워가 좋아지는 건 아니다. 순발력, 스피드를 늘리면 된다. 물론 홈런이 줄어들면 다시 돌아갈 생각도 하고 있다(벌크업 강도 회복)"라고 말했다.
올 시즌에 대한 얘기도 했다. 민병헌은 "매년 똑같다. 5년 연속 3할이 목표다. 1000경기, 1000안타를 달성할 것 같다. 5년 연속 3할을 하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다. 팀 목표는 우승이다. WBC도 잘 해야 한다. 둘 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올 시즌에도 강하다. 민병헌은 "예전엔 우승은 남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10년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했다. SK, 삼성이 우승하는 것만 보다가 우승을 경험하니 다른 팀들이 두산을 무서워하는 느낌도 든다. 뿌듯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한국시리즈도 편안하게 치렀다. 팀이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선수들은 편하게 했다. 93승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객관적 전력은 다른 팀보다 좋을 수 있지만, 시즌에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부상 없이 꾸준히 뛰는 선수가 많은 팀이 강하다"라고 했다.
외야수 주전경쟁에 대해 민병헌은 "건우가 중견수로서 잘해주고 있다. 내가 꾸준히 경기에 나간다면 우익수일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기면 바뀔 수도 있다. 김재환도 수비력이 많이 좋아져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갑자기 내 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다른 선수들이 잘 하는 걸 보면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방망이 치는 것만 봐도 그런 생각이 든다. 올 시즌에는 특히 그럴 것이다"라고 했다.
민병헌은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FA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 부담을 가지면 오버할 수 있다. 열심히 하면 기록은 부수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올해 못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부담을 덜고 시즌에 들어가면 더욱 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리 FA 자격을 행사한 선수들을 보면 부럽긴 하다. 그런데 FA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많은 돈을 받았기 때문에 보여줘야 한다는 또 다른 부담감이 있다고 한다. 그런 스트레스를 똑같이 받는다. 운명인 것 같다"라고 했다.
두산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민병헌은 "두산에 남는 게 가장 좋다. 12년째 이 팀에 있다. 다른 팀에 가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고참급 선수가 됐다. 믿겨지지 않는다. 후배들에게 해주는 얘기는 많지 않다. 같은 프로이니 폼, 문제점은 아예 얘기하지 않는다. 가끔 얘기하는 건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야구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더라도 열심히 하던 게 습관이 돼있으면 어디서든 잘 할 것이라고 말한다"라고 했다.
[민병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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