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조인성은 여유로웠다. 2008년 영화 '쌍화점' 이후 약 9년 만에 영화 '더 킹'의 박태수 역으로 돌아온 그는 조바심 대신 자신감과 안정으로 가득차 있었다. 취재진들을 여유롭게 맞이하는 그는 9년 만에 영화 기자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며 인사했고, 허심탄회하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말했다.
"'더 킹' 어제 시사였는데 떨리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면서도, 제 얼굴 그만 좀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어요.(웃음) 혹시나 저 때문에 민폐가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영화가 박태수 그 자체라서 중압감이 들더라고요. 끊임없이 나와서 민망했어요."
영화 '더 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살고 싶었던 남자 태수(조인성)가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라인을 타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는 앞서 영화 '권법'에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무산, 9년 만에 '더 킹'으로 관객들을 오랜만에 만나게 됐다.
"영화가 쭉 이어지는 것을 처음 본 거였어요. 장면 장면이 이어지는 브릿지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시대에서 다른 시대로 어떻게 넘어갈 것이냐였어요.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시대가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보여지니까 그게 꿀렁이는게 없어서 좋았어요. '더 킹'은 15세 이상 관람가인데, 만약 19세였다면 더 바뀌었을 것 같아요. 베드신도 들어갈 수 있겠고 적나라한 노출도 있을 것 같아요."
조인성은 큰 스크린에 9년 만에 노출되는 자신의 모습이 134분의 러닝타임 내내 나오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주연배우들은 영화에 대한 책임감은 당연한 터였지만 '더 킹'은 태수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영화의 만듦새에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자신의 모습에는 한없이 부끄러워했다.
"요즘에는 멀티 캐스팅인 세상이 됐잖아요. 그런데 '더 킹'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왜 나한테는 왜 또 이런 작품이 들어오지? 촬영 100회를 나가야 한다고?'라고 생각했어요. 중압감이 들었지만 영화 자체에 너무 끌렸어요. 영화를 한다면 드라마에서 다루지 못하는 소재를 다루고 싶다는 욕망이 제일 컸거든요. 영화가 제시형이라면 드라마가 공감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그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9년 만에 돌아온 영화 현장의 특징을 물었다. 그는 표준 근로제를 이야기하며, 스태프들의 권리가 향상된 것에 대해서도 좋아했다. 조인성은 영화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함께 잘 지내는 배우로도 알려져 있는데, 그만큼 주변에서 그들의 힘든 노고들을 접한 터라 오랜만에 돌아온 촬영장에서의 달라진 모습은 반가울 따름이었다.
"제가 옛날 사람이어서 좋은 건 뭐냐면(웃음) 개인주의가 없어요. 스태프들과 좋은 건 다같이 맛있는 걸 먹는어요. 왜냐면 요즘에는 아이돌은 찍고 가는데 우리는 다같이 가는 거예요. 집에 일찍 가봤자 뭐해요. 그냥 집에서 혼자 있는 거니까 여기서 스태프들이랑 그냥 놀고 수다 떠는 거예요."
[사진 =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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