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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절대 멤버가 좋은 게 아니다."
KGC는 초호화군단이다. 김기윤 이정현 양희종 오세근 데이비드 사이먼에 키퍼 사익스 박재한 김종근 한희원 문성곤 전성현 김민욱 김철욱 등으로 이어지는 백업멤버들도 화려하다. 이름값대로 성적을 냈다. 올스타브레이크를 2위로 맞이했다.
강병현은 2016년 2월 아킬레스건에 부상했다. 올 시즌에는 아직 단 1초도 뛰지 못했다. 박찬희는 전자랜드로 떠났다. 그럼에도 쓸만한 선수가 넘친다. 동부 김영만 감독은 "백업 멤버들이 주전들과 맞먹는다"라며 부러워했다.
그러나 정작 김승기 감독은 고개를 내젓는다. 김 감독은 "멤버는 오리온이 진짜 좋다. 주전과 백업 모두 언제 나와도 제 몫을 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이 KGC의 뎁스가 실질적으로 두껍지 않다는 설명을 엄살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김 감독 설명은 일리가 있다. 일단 KGC는 부상자가 적지 않다. 올 시즌 오세근이 건강한 몸으로 맹활약을 펼친다. 그러나 최근 김기윤이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오세근, 양희종, 이정현 등도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 14일 가와사키 브레이브 썬더스와의 동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서 무리할 수 없었던 이유다.
백업 멤버들의 중요성이 크다. 그러나 백업 멤버들이 이름값에 비해 내실이 높지 않다는 게 김 감독 고민이다. 김 감독은 예를 들어 "한희원은 경기에 나가면 너무 떤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만 자신 있게 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떠는지 모르겠다"라고 안타까워했다.
KGC는 18일 동부전서 전반적으로 무기력했다. 주축들이 잔부상과 일본 스케줄로 컨디션이 다운됐다. 출전기회를 나눠가진 백업 멤버들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김 감독이 거론한 한희원도 9분48초간 무득점에 그쳤다. 심지어 슛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동부에 내주고 끌려다니다 완패했다. 김 감독은 "팀이 진짜 강해지려면 백업들이 성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최근 김기윤 공백을 메우는 박재한은 김 감독에게 호평을 받는다. "아주 잘 하고 있다. 자신 있게 슛을 던지고, 돌파를 한다. 그렇게만 해줬으면 한다"라고 했다. 물론 박재한 역시 동부전서는 2점 1어시스트 1스틸로 주춤했다. 신장이 작고 몸이 얇다. 수비수의 강력한 압박에는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의 호평은 박재한이 저연차 선수치고 준수하다는 의미다.
또 하나. KGC는 다른 상위권 팀들에 비해 경기력 기복이 크다. 물론 삼성이나 오리온도 기복이 없을 수는 없다. 다만, KGC는 주축들이 체력과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동부전처럼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경기를 쉽게 놓는 듯한 인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즌 초반 경기력이 들쭉날쭉했던 이유다. 김 감독도 "그럴 때가 있다. 주전들이 제 몫을 할 수 있을 때는 제대로 하는 데 놓을 때도 있다"라고 인정했다.
이 부분은 KGC와 김 감독의 숙제다. KGC 주축 멤버들의 잔부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백업 멤버들이 기량을 더 끌어올려서 주축들의 기복을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출전시간, 김 감독의 확실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KGC 주전 멤버들은 막강하다. 정상적인 컨디션을 발휘하면 삼성, 오리온도 버거워하는 팀이다. 그러나 김 감독 설명대로 매 경기 주전들이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럴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백업들의 성장은 당장 올 시즌 KGC의 대권도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김 감독의 당연한 욕심이다.
[KGC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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