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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위협적인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
모비스 슈퍼루키 이종현이 마침내 KBL에 데뷔했다. 25일 삼성과의 홈 경기서 20분40초간 2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을 기록했다. 경기력 자체는 저조했다. 그래도 유재학 감독은 "긍정적이다. 당연한 결과다. 위협적인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종현은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모비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그동안 데뷔하지 못하고 발등 골절로 재활했다. 유 감독은 이종현의 데뷔전 시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겨우 정상화된 발등이 다시 탈이 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데뷔전을 미룰 수는 없었다. 모비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플레이오프 우승이다. 정규시즌에는 6강에 안정적으로 자리잡기만 하면 된다. 높이가 중요한 단기전을 감안하면 이종현이 정규시즌서 KBL와 모비스 시스템에 완벽히 적응해야 한다. 마침 트레이너, 구단 지정병원에서 이종현이 뛰어도 좋다는 소견을 냈다. 결국 유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로 이종현 데뷔전 일정을 잡았다.
예상대로 이종현의 데뷔전은 썩 좋지 않았다. 그동안 실전을 전혀 치르지 못했다. 유 감독은 찰스 로드, 함지훈과 이종현을 거의 동시에 기용하지 않았다. 골밑 동선조정 및 공수전환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셋 다 느리기 때문이다. 비 시즌에 이 부분을 충실히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삼성은 빠른 공수전환에 의한 속공 득점에 능한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있다.
그런데 이종현은 네이트 밀러-함지훈, 네이트 밀러-찰스 로드와의 호흡도 거의 맞지 않았다. 겉도는 느낌이었다. 위치 선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볼을 받고 공격할 기회도 제한적이었다. 공수에서 위치선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강점인 리바운드, 블록슛 기회도 많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 유 감독은 "재활하면서 8~9kg을 뺐다. 발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몸무게를 빼는 게 맞다"라고 했다. 결국 현 시점서 이종현은 자신이 가진 힘과 스피드를 컨트롤하지 못한다. 유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수비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았다. 김준일, 마이클 크레익에게 너무 많은 점수와 어시스트를 내줬다. 유 감독은 "실전이 오랜만이니 공격과 수비 모두 한 타임씩 늦었다"라고 했다.
일단 실전을 좀 더 소화하면서 게임체력을 끌어올리면 유 감독이 말한 세로수비와 리바운드에 대한 팀 공헌은 높아질 수 있다. 공격도 속공 마무리 및 리바운드에 이은 풋백 득점 정도만 해줘도 괜찮다. 어차피 모비스에는 찰스 로드가 1번 옵션이다. 양동근과 함지훈, 전준범도 있다.
중요한 건 이종현과 다른 빅맨들의 공존이다. 유 감독은 "로드, 지훈이와 종현이를 같이 쓰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셋 다 느리다. 지훈이와 종현이를 번갈아 쓰거나 밀러와 종현이를 같이 뛰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라고 했다. 올 시즌에는 로드-함지훈-이종현 조합의 완성도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결국 밀러-함지훈-이종현, 로드-밀러-이종현 조합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우선 이종현이 실전을 치르면서 효과적인 공간활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유 감독은 "가드와 센터가 슛이 없으면 안 된다. 기회가 될 때마다 종현이에게 슛을 던지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종현은 중거리슛이 정확한 편은 아니다. 그래도 자꾸 시도하면서 수정 및 보완해나가야 한다.
함지훈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밀러, 이종현과 함께 뛸 때 외곽으로 나와야 한다. 로드, 이종현과 함께 뛰면 더더욱 외곽 플레이가 요구된다. 함지훈은 패스가 정확하고 페이크 기술이 탁월하다. 그러나 정작 외곽에서의 움직임은 투박한 편이다. 유 감독은 "지훈이는 밖에서 그냥 서 있는다. 서 있으면 안 된다. 계속 움직여야 한다. 스피드가 꼭 빠르지 않아도 된다. 상황에 맞춰서 움직여주면 된다. 슛도 좀 더 적극적으로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궁극적으로 이종현에게 요구되는 건 더욱 많다. 공격에선 중거리슛을 가다듬으면서 효율적인 공간활용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리고 외국 빅맨을 상대로 포스트업 기술을 다듬어야 한다. 유 감독은 "그것만 되면 가장 좋다. 슛을 던지라고 하지만, 슛만 던져선 안 된다. 안팎에서 같이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일정수준 이상의 테크닉, 힘, 스피드를 두루 갖춰야 한다. 이종현은 "살을 뺐지만, 웨이트트레이닝을 같이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종현과 부딪힌 삼성 김준일은 "종현이 힘이 특별히 떨어진 것 같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수비에선 외곽수비의 완벽한 마스터다. 김재훈 코치에 따르면 이종현은 대표팀 시절 유 감독에게 배운 외곽수비 기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유 감독은 "스위치디펜스를 할 때 상대 작은 가드들까지 완벽하게 막을 수 있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라고 했다. 스위치가 될 때 이종현이 작은 선수를 효과적으로 막으면 상대의 스크린 공격 효율성은 그만큼 떨어진다. 이런 부분들은 올 시즌 후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유 감독 기대대로만 되면 모비스 전력은 크게 좋아진다.
이종현은 "주위의 기대치가 높은 걸 잘 안다. 신경을 쓰지 않겠다"라고 했다.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 감독은 "타이밍을 조금씩만 빠르게 가져가면 된다. 경험을 쌓으면 좋아질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이종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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